"전례 없는 UFC 행사" 80세 생일 축하 위해 백악관 마당에 옥타곤 세운 트럼프
미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일환
백악관 "세금 투입 전혀 없어"
미국 백악관 남쪽 잔디밭, 사우스론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세 생일을 맞아 열리는 이종격투기 UFC 경기장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7일 연합뉴스는 AP·AFP통신 등을 인용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는 다음 달 14일 열리는 UFC 대회 'UFC 프리덤 250'을 앞두고 임시 경기장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크레인이 거대한 금속 아치 구조물을 들어 올려 배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번 대회는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른바 '아메리카 250' 행사 중 하나로 마련됐다. 행사일인 6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자 미국의 국기 기념일인 '플래그 데이'이기도 하다. AP는 완성된 경기장이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팔각형 옥타곤과 성조기 색상의 대형 무대, 양쪽 대형 스크린, 행진 악대 공간 등을 갖춘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바로 앞에 "5000석 규모 경기장"이 설치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UFC 측은 인근 엘립스 공원 관람 구역까지 포함해 최대 8만 5000장의 무료 관람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AP는 보도했다. AFP통신은 백악관 경내에서 직접 경기를 볼 수 있는 인원이 4500명이며, 백악관 바깥에 설치되는 스크린을 통해 최대 10만명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백악관 집무실로 UFC 선수들을 초청해 대회를 홍보했다. 그는 당시 "우리는 큰 경기를 치를 것"이라며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없을 일"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주요 대진에는 스페인·조지아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와 미국의 저스틴 게이치의 라이트급 타이틀전, 브라질의 알렉스 페레이라와 프랑스의 시릴 간이 맞붙는 잠정 헤비급 타이틀전이 포함됐다. AP는 온라인상 일부 팬들이 기대보다 경기 수와 대진 규모가 줄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FC의 오랜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재임 전후 여러 차례 UFC 경기장을 찾았고, UFC 최고경영자 데이나 화이트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처음으로 백악관 UFC 개최 구상을 공개했으며, 당초 2만∼2만5천명 규모의 대형 행사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대회 장소인 사우스론은 미국 정치사에서 상징성이 큰 공간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뒤 이곳에서 헬기에 오르며 '브이' 표시를 하고 백악관을 떠났다. 1993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이 오슬로 협정 체결 뒤 악수한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백악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격투기 대회를 여는 데 대한 비판도 일각서 나온다. AFP는 미국이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생활비 상승 부담을 겪는 가운데, 초대형 행사의 비용과 상징성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UFC 측이 행사 비용 전액을 부담하며 "납세자 세금은 쓰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UFC 모회사 측은 앞서 대회 비용을 최소 6000만 달러(약 9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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