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했지만… 눈길도 안주고 떠난 北내고향 축구단
리 감독 ‘북측’ 호칭에 기자회견 중단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경기도 수원에서 인공기를 펼쳐 들었다. 일주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 내고향은 아시아 정상에 올랐음에도 입국할 때처럼 굳은 표정으로 출국했다.
내고향 선수단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중국국제항공 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향했다. 선수단은 지난 17일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정면만을 응시한 채 출국장으로 사라졌다.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우승을 축하합니다” “또 만나요”라고 외쳤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내고향은 전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 베르디(일본)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에서 1대 0으로 이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전신인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을 포함해 북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리유일 감독은 우승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고, 선수들은 대형 인공기를 머리 위로 펼쳐 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내고향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도 한국에서 경기가 열렸고 남북 공동응원단이 꾸려졌다는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 스포츠 선수가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한 건 8년 만이다. 축구팀으로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일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이 맞붙은 준결승은 한국에서 펼쳐진 사상 첫 남북 여자축구 클럽팀 간 맞대결이었다.
결승전 직후 기자회견도 싸늘했다. 리 감독은 한 한국 기자가 “북측 여자축구가 과거부터 수준이 높다”며 질문을 시작하자 ‘북측’이란 표현에 불쾌함을 표했다. 통역관을 통해 “국호를 바르게 해 달라”고 했고, 이내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자리를 떴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리 감독은 그동안 기자회견에서 ‘북측’ ‘북한’ 등 국호 문제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고향 선수 여러분께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한다”며 “공은 둥글고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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