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로그②] ‘군체’ 구교환, 연니버스의 ‘신’

21일 개봉하는 ‘군체’는 서울 도심의 초고층 동우리 빌딩에서 정체불명의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건물이 봉쇄되고 그 안에 갇힌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스토리를 따른다.
극중 구교환은 서영철로 분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둥우리 빌딩에 퍼트린 천재 생물학자로,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새로운 인류라 믿는다. 그는 자신의 체내에 백신이 있다는 정보를 유포해 당국과 생존자들을 교란하는 등 영리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극의 서스펜스를 주도한다.
구교환은 확신과 광기가 기묘하게 교차하는 섬뜩한 미소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그는 서영철의 뒤틀린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동시에, 다양한 생존자와 변칙적인 케미를 만들어내며 극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전작 ‘만약에 우리’에서 보여준 청춘의 얼굴이나 정서적 공감의 온도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군체’의 서영철은 ‘반도’의 서상호(구교환)가 보여준 나약함과 잔인함의 변주이자 확장판이기도 하다. 6년 만에 연니버스의 ‘악’으로 귀환한 구교환은 더욱 정교해진 연기로 ‘서씨 빌런’의 진화를 알린다. 그는 특유의 비정형적인 연기로 예측 불가능한 서사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연니버스’ 빌런의 고유한 색채를 완성한다.
구교환은 “서영철은 자신만의 논리는 있는데 확신은 없다. 영화 안에서도 결과를 찾아나가려고 한다. 변수도 만나지만, 두려움이 없고, 못된 짓도 많이 한다”며 “‘연니버스’의 두 번째 악역인데 이번에 잘 해내야 세 번째를 할 수 있다. ‘서씨 빌런 트릴로지’를 완성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임감 있게 임했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연 감독은 “구교환은 아주 자유로운 배우”라며 “‘반도’를 하기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실제로 구교환과 친해서 얘기를 자주 나누는 편인데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영화를 장악하는 자의 연기란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고 평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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