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9년 묵은 ‘금가분리’ 손보나…“상황 달라졌다”

최은희 2026. 5. 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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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변화·제도화 입법 감안해 종합 검토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9년간 유지해온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당시 금가분리 조치는 가상자산 투기에 대한 긴급 대책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라며 “지금은 글로벌 시장 변화와 가상자산 제도화 입법이 추진되는 등 상황이 달라진 만큼,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참여가 이용자 보호와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포함해 변화한 환경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가분리는 2017년 정부가 가상자산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한 행정지도 성격의 규제다. 법률이나 감독규정에 명시되진 않았으나, 금융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을 막는 ‘그림자 규제’로 작동해왔다. 이에 국내 사업자가 해외 대비 과도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금융위가 금가분리 원칙을 즉각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아니다. 이 위원장은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경우 이용자 보호와 금융안정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간 리스크 절연이라는 기본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상자산 거래소 규율체계 정비 등을 포함한 2단계 가상자산법(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곧바로 금가분리 원칙을 폐기하기보다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제도 정비 수준과 글로벌 흐름을 감안해 규제 강도와 범위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업계의 시선은 이미 시장 변화 쪽으로 쏠려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지분율 6.55%)를 약 1조3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다. 시중은행이 공개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의 지분을 대규모 취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금가분리 규제 완화 기대가 반영된 신호로 해석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서 전통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되는 흐름 역시 국내 분위기 변화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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