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첫사랑, 서울서 재회했다…피아노 그녀, 헤어질 때 한 말

「 제14회 김윤옥을 만나다
」
하늘과 땅을 잇는 성스러운 공간에 그가 있었다. 뽀얀 손가락으로 정성스레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이 꼭 그 곡목에 등장하는 천사처럼 보였다.
그는 포항의 알아주는 부잣집 딸이었다. 모두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1950년대에 매우 드물게 피아노를 칠 줄 알았다.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찬송가 반주를 하던 그를 지켜보는 건 몇 안 되는 즐거움이었다.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훗날의 이야기지만 내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도 그때 그 피아노 선율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일용직 노동자 시절, 일거리가 없어 거리를 헤맬 때도 골목길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면 잠시 멈춰 서서 선율에 귀 기울이곤 했다.
하지만 극빈층으로 상고 야간부를 겨우 다니던 내가 그의 옆에 선다는 건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나는 마음을 꺼내 보일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그저 동경만 했다.
세월이 흘렀다. 나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상경했고, 피나는 노력과 고마우신 분들의 도움으로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대학생이 됐다. 고려대 입학 후 그가 떠올라 포항 친구들을 통해 수소문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서울에 있었다. 한양대 음대에 합격한 그는 서울에 번듯한 집을 마련해 유학 중이었다. 꼭 한번 만나고 싶어 연락을 취했다. 뜻밖에도 그가 선뜻 만나줬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와의 만남은 그걸로 끝이었다. 그 만남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걸 자세히 설명하기에 앞서 아내를 만난 이야기부터 먼저 서술해보겠다.
중매시장 인기男 되다
대학 시절에도 연애는 꿈 꿀 수 없었다. 주경야독으로 허덕이던 나에게 타인과 어울릴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하물며 여자 친구란 어불성설이었다.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월급을 받기 시작했지만, 워낙 가난했던 터라 가정 살림이 일순간 펴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밤잠 설쳐가며 국내외에서 일하느라 이성을 만날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다. 결혼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주영 회장이 뜻밖의 선물을 내밀었다. 일본 출장길에 사 왔다며 내민 그 선물은 큼직한 흰색의 알들이 줄줄이 연결된 진주 목걸이였다. 그게 담긴 상자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브랜드의 로고가 박혀있었다. 놀라는 나에게 정 회장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 그 아가씨 줘. "
그 아가씨란 정 회장이 소개해 준 우리 회사 직원이었다. 지성과 미모를 두루 갖춘 여성이었다. 정 회장은 우리와 함께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한 뒤 먼저 자리를 뜨곤 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길 바라는 아버지 같은 배려였다.
나는 그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스러웠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형님도 있었고, 회사 일에 치여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정 회장이 선물까지 챙기며 애써줬지만 끝내 깊은 인연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다행히 정 회장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
진짜 배필을 만난 건 ‘29세 이사’가 된 이후였다. 파격적인 20대 임원이 되면서 중매 시장에 내 이름이 돌기 시작했다.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쇄도했다. 매파들이 언급한 여성들은 대부분 부잣집 딸이었다. 나는 결혼을 거래처럼 다루던 그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제안을 대부분 거절했다.
그러다가 1970년 봄 그를 만났다. 고교 시절 나를 아끼시던 영어 선생님이 소개해준 그분 친구의 여동생이었다. 그는 부잣집 딸이 아니었다. 부친은 청렴결백하기로 유명한 공직자였다.
아름다운 용모보다도 다소곳한 몸가짐과 좋은 심성에 더 마음이 끌렸다.
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의 연속이라 로맨틱하고 여유 있는 데이트는 꿈꾸기 어려웠다. 급무가 생기는 바람에 약속 장소에 나가지 못해 그 혼자 식사하게 한 적도 있었고, 나 대신 운전기사를 보내 집으로 모셔드리도록 한 적도 있었다.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래지 않아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그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여성이 바로 56년을 함께 살며 해로(偕老)하고 있는 김윤옥이다.

그런데 나의 ‘프러포즈’는 그야말로 엉뚱했다. 결혼을 결심한 뒤 나는 아내를 뜻밖의 장소에 데리고 갔다. 퇴계원에 있는 교회 묘지였다. 그것도 칠흑같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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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데리고 공동묘지 갔다…MB, 한밤 중 ‘황당 프러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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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회고록 및 단독 인터뷰
「 〈이명박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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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름만 돌림자 안썼다” MB, 친모 일본인설에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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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란 놈이 건방지게!” 박정희 움직인 당돌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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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이군이 다 해먹었어?” 횡령범 몰린 MB, 반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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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명박이야? 죽고싶어?” 박정희 경호실과 맞짱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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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현대도 반도체 하세요” SK하닉 탄생 뒤엔 이병철 파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7903
고르바초프 “아무래도 요즘 북한 이상해”…MB에 폭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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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이명박, 13년만에 처음 입 열다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706
尹, 수감중인 MB에 한 부탁 “UAE 국왕에게 편지 써달라”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70
“그말 하니까 눈물이 다 나네” MB 울린 ‘한반도 대운하’ 좌절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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