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냐 실적이냐… 외국인 ‘팔자’ vs 개인 ‘사자’ 머니게임
국채 우려 속 반도체 기대감 여전
노무라, 59만전자·400만닉스 전망

‘롤러코스피’가 이어지고 있다. 5월 들어 빠르게 상승하며 8000을 찍은 코스피는 최근 장중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방향성을 놓고 ‘금리’와 ‘실적’의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급락했던 코스피는 반도체 실적 성장 전망에 유입된 저가 매수로 낙폭을 줄이는 양상이다. 외국인의 매도에 개인의 매수세가 맞서는 양상도 보인다. 외국인과 개인의 팽팽한 ’머니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피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22.86포인트(0.31%) 상승한 7516.04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67% 하락한 7443.29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에 7142.71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 거래일에 이어 이날도 장 초반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시장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상승으로 전환하면서 오전 11시30분 7636.20까지 오르는 등 거친 방향 전환이 장중 수차례 이뤄졌다.
당분간 금리냐 실적이냐를 놓고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상승하는 주요국 국채 금리가 부각된다면 시장은 하락하게 된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증시 유동성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하락 압력으로 작동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6%를 넘겼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한때 2.8%까지 상승했다. 1996년 10월 이후 약 2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반도체 기업 중심의 실적 성장세에 무게를 둔다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실적 성장세에 주목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성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34만원에서 59만원,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34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으로 마감하며 기업 실적 성장세에 주목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란 전쟁이 격화돼 유가가 급등한다면 국채 금리 발작 현상이 심화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파기하고 대규모 이란 재공격에 나설 여지는 낮아 보인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아직 적극적이지 않은 점 등도 자금경색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 3조6496억원 규모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행렬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5조5403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내다 판 외국인 물량은 개인이 대부분 사들였다. 개인은 최근 8거래일 연속 총 32조689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 규모는 2조4224억원 에 이른다. 이 또한 기관 고유 자금이 아닌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외국인과 개인의 팽팽한 ‘머니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당분간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국내 증시 보유 비중은 늘어나 차익실현 욕구가 아직 남아있고, 개인은 여전히 추가 매수 여력이 있어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과거 과열 국면 대비 아직 극단적 수준은 아니다. 2020~2021년 동학개미운동 당시 고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지수 조정 시 추가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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