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소·고발에 정책과 비전 가려진 서울·부산 시장 선거

6·3 지방선거 격전지인 서울과 부산에서 상대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광역자치단체의 리더십 대결에서도 정책과 비전을 볼 수 없는 것은 유권자들에겐 실망스러운 일이다. 국민의힘은 어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경찰에 고발했다. 정 후보가 폭행 전과 의혹을 해명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인식 차이로 인한 다툼’이었다고 한 게 허위라는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김재섭·주진우 의원이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거짓 의혹을 제기했다고 고발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GTX-A 삼성역 구간에서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는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시공사 보고를 받고도 국토부에 즉시 알리지 않은 게 오 후보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후보와 관련된 의혹의 진상은 국민 앞에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상대방의 약점을 더 커 보이게 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어제 국회 행안위에서는 “오 후보 정신이 빠진 게 더 문제” “민주당이 괴담을 시작한다” 등 공허한 공방이 펼쳐졌다. 앞으로 4년간 메가시티를 이끌 후보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은 유권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부산시 상황도 비슷하다. 국민의힘은 어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부산지검에 제출했다. 명품 시계 등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을 다시 문제 삼았다. 전 후보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부인의 화랑 매출 급증 의혹 등을 제기했다. 실체적 진실에는 다가가지 못하면서 상대 의혹은 비리이고 내 의혹은 음해라는 주장만 반복한 것이다.
네거티브 공방을 펼치느라 정작 캠프가 준비해 발표한 청년 주거 등의 공약은 유권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를 후보 스스로 날리는 셈이다. 국민 25%가 사는 두 광역자치단체의 선거가 이 지경이니 다른 지역에서 생산적인 경쟁을 기대하겠는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지역의 미래를 제시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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