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구미와 도달미의 아찔한 간격... 장동혁 리더십 위기의 근원

곽우신 2026. 5. 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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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 꿈꾸지만 현실은 당권마저 위태, '제1야당 대표' 프리미엄 까먹은 장동혁

[곽우신, 박수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좇는 이른바 '추구미'는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보인다. 대여 투쟁의 선봉, 정권 심판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의 중심이 되는 그림이다. 실제 여러 차기 대권주자들이 집권 세력의 무능과 부정을 질타하며 '대안'으로 각광 받았다. 특히나 '제1야당의 대표'는 '차기 권력'이라는 상징자본을 가장 누릴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도달미'는 이와 한참 떨어져 보인다. <천지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14일에 발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보면, 장동혁 대표는 8.8%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 11.0%,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9.8%,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9.5%, 김민석 국무총리 9.2%,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8.9% 순이었다. 오차범위 내 각축전이기는 했지만, 장동혁 대표의 이름이 여섯 번째 순서로 밀린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동률이었고, 그 뒤는 6.5%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였다.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장 대표의 '대권주자'로서의 지위는 허약한 셈이다. 아직 한참 남은 다음 대통령 선거는커녕, 곧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당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치적 목표와 실제 체급 사이의 불일치, 이 '간극'이야말로 장동혁 대표 리더십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다.

위기의 장동혁, 차기 대통령 지지율 꾸준히 감소
▲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추이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하는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의 추이를 생성형 AI를 활용해 그래프로 만들었다.
ⓒ AI활용이미지
장 대표의 대선주자로서의 지위는 정량 지표의 하락 추세가 더 심각하다. 2026년 현재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꾸준히 의뢰해 발표하는 같은 기관 조사(코리아정보리서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엎치락뒤치락했던 장동혁 대표는 3월 첫째 주(3월 2~3일 조사)에 19.3%를 찍은 후부터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18.6% → 16.5% → 14.9%로 쭉 내려앉은 것.

그 이후에는 12.0%(2위)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아예 선두를 내줬다. 이후로도 11.3%(3위) → 9.9%(4위) → 10.4%(4위) → 9.6%(4위) → 9.7%(4위)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급기야 이번 조사에서는 '공동 6위' 성적표를 쥐게 됐다.

다른 기관 조사도 비슷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장동혁 대표는 4%의 응답만 얻었다. 조국 대표가 9%로 가장 앞섰고, 그 뒤로 김민석 국무총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 대표가 각각 4%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어진 선택지에서 고르는 방식이 아닌 자유 응답 방식의 갤럽 조사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관리형 당 대표이거나 '임시직'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닌 이상, 대체로 '제1야당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됐다. 정권에 대한 반사체로서의 '프리미엄'을 앉은 자리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도 모두 '제1야당 대표' 시절부터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였고,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정권 심판'을 부르짖으며 대여 공세를 펴고 있지만, 그 위세는 전성기 시절의 보수 야당 대표에 미치지 못한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의 지지가 어느 정도 남아있지만 그마저 한동훈 전 대표와 양분되고 있고, 중도층 호소력도 약하다. 대권주자로서의 전국적인 구심력은 약한 셈이다.

극우·강성 보수는 장동혁 띄우지만...

일각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대권주자로 띄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씨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를 통해 "미국은 장동혁을 차기 대권주자로 본다"라고 주장한 게 대표적이다.

고성국씨는 장 대표가 지난 4월 방미 당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싱크탱크 및 주요 인사들과 면담하고, 신안보 전략을 제시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장동혁 대표를 차기 대권 주자로 보고 대우하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로 예우하고 있다라고 느낀다"라며 "장동혁 대표의 방미와 그 과정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차기 대권 주자 수준의 메시지"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과거 보수 야당 지도자의 미국행과 장동혁 대표의 미국행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부총재' 시절이었던 1974년 미국을 방문했고, 그해 6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냇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을 만났다. 1989년 6월, '제2야당'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에는 댄 퀘일 미국 부통령을 예방했다. 방미 일정은 아니었지만, 신민당 총재였던 1979년 9월에는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을 향해 박정희 정권 지지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의원직 제명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제1야당 대표로 워싱턴을 방문한 바 있고, 특히 2002년 1월 당시에는 백악관에서 딕 체니 부통령 등을 만나며 차기 대선후보로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역시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백악관 안보 보좌관은 물론,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과도 면담하며 유력한 야권 대권주자로서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장 대표는 정반대였다. 그의 차기 대선 주자 지위가 급격하게 무너지게 된 계기가 오히려 지난 방미 일정이었다는 비판이 당 안에서부터 나온다. 상대 진영에서도 장 대표의 방미는 이른바 '차관보급 면담' 논란으로 조롱거리가 됐다.

영남권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장동혁 대표는 대선주자급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면 당 대표 자격으로 미국에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에 다녀온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유력 대선주자급이 아니면 야당 인사는 상대를 안 한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이른바 '찬밥' 신세를 당하고 돌아온 이유를 '대선주자급'이 아니기 때문으로 짚은 것.

해당 의원은 "장동혁 대표는 보수 지지자들에게 본인이 대통령감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간 것"이라며 "결국 다가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포기한 것 아니겠느냐"라고도 꼬집었다.

추구미와 도달미의 간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대통령제 아래에서 한국의 정당 정치 역시 자연스럽게 '대권주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구조가 형성됐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이고, 그 정당의 구심점은 언제나 '대권주자'였다. 조국혁신당이 조국 대표의 원내 입성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대권주자'인 그가 정치적으로 생존해야 당도 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이 지리멸렬한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 건 이준석 대표가 지난 대선을 소화하며 나름의 대권주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권을 잡는 사람은 본인이 강력한 대권주자이거나 혹은 그 대권주자를 열정적으로 돕는 인물이었다. '다음 권력'을 누가 쥐느냐를 두고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국민의힘의 차기 대권주자로 더 각광 받는 건 당 안에 있는 장동혁 대표가 아니라 당 밖에 있는 한동훈 전 대표이다.

장 대표의 불행은 역량과 상관 없이 지방선거 이후 당권 지키기와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는 '야망' 때문이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한겨레>에 쓴 표현을 빌리자면 "야망이란 사악한 악마"인 탓이다. 자기 객관화의 부재, 추구미와 도달미의 간극이 그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바닥을 찍은 듯 보이지만, 보수 진영의 결집이 장동혁 대표 지지로 모이지는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최근 토론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서울 유세 현장에 부르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이나, <부산일보>가 "부산 출마자와 지역 국회의원 등이 장 대표가 부산에서 최고위를 여는 게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하자"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미뤄졌다고 보도한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당에서는 오보라고 대응했지만, 이같은 보도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장 대표의 리더십이 얼마나 취약한 상황인지 말해주는 '방증'이다.

끝나지 않은 리더십 위기... 강성 지지층도 손절?

최근 각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들을 순회하고 있는 장 대표의 행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때에 비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변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이다. 당 대표가 후보 개소식을 가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일정인데도, 워낙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그 이상'을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착각이다. 장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보수 야당 같은 경우에는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동하는 게 보통"이라며 "그런데도 이런 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상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서 탈락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다음 당 대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엄 소장은 "장 대표는 '윤어게인' 행보를 계속하다가 메신저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듣지 않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충수를 반복하면서 강성 지지층에서도 '손절'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수 진영 내 차기 대권 구도는 오세훈·한동훈 '투톱'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대선주자로서의 위상 추락에 대해 "장동혁 대표를 지지하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의 실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지난번 미국을 다녀온 뒤 열었던 기자회견과 이후의 메시지가 지지층 일각을 창피하고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장 대표를 향해 "민심과 당심의 주파수를 읽는 안테나가 고장난 것 같다"라며 "정치인으로서 그가 갖춘 자질과 자격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작용하면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도 장동혁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선주자로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 기사에 인용한 <천지일보> 의뢰 코리아정보리서치 여론조사는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4.1%였다. '한국갤럽'의 자체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9%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으며, 자세한 사안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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