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자산 트리플약세…트럼프 강경발언에 주가 급반락

'무난한' 미중 정상회담에도 외국인 전방위 원화자산 매도
코스피, 8천피 찍고 6%대 급락·환율 1,500원대 재진입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이 장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을 향한 강경 발언에 크게 휘청였다. 역대급 가파른 주식시장 랠리에 제동이 걸리며 원화 가치와 채권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시현했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88.23포인트(6.12%) 급락한 7,519.0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하면서 역사적 신고점을 경신하다가, 외국인 매도세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장중 트럼프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다.
그동안 빅 이벤트로 꼽힌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가 없었던 가운데 트럼프 발언은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를 촉발한 돌발 변수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를 5조6천억 원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밀어내렸다. 오후장에서 변동성 완화 장치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변동성이 극심하게 나타났다.
외인 투매는 외환시장에도 파급돼 환율 급등을 촉발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두 자릿수 가까이 급등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건 한 달 만이다. 외인은 달러 선물도 7천계약 넘게 매수하면서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같은 날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탔다. 국제유가가 아시아 장에서 100달러를 재돌파했고, 대외 금리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급등한 데에 연동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장 대비 11.2bp 상승한 3.766%를, 10년물은 13.2bp 오른 4.217%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물을 5천197계약 팔았고, 10년물은 7천587계약 순매수했다.
장중에는 국채당국의 과도한 금리 상승에 따른 구두개입도 나왔다. 하지만 대외 금리 움직임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방향을 바꾸진 못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흐름을 보면 중동 리스크가 부각하면 주식과 채권,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약세를 가져왔다"며 "트럼프가 이란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게 트리거가 되면서, 앞선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로 내재된 리스크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주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8% 급등했다. 전월 대비 0.6% 상승하는 등 예상치를 대체로 웃돌았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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