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칼럼] 표 얻자고 국익 외면한 야당 대표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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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호칭도 붙이지 않는다.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그는 "이재명은 공소취소특검으로 자신의 범죄를 지우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재명은 개헌으로 장기독재의 길을 열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상대당 출신의 대통령을 공격하더라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붙였던 게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다. 야당 대표로서 대통령에 대한 공세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장 대표는 최소한의 품격마저 저버렸다.
우려스러운 건 장 대표의 조야한 언행이 현 정부 공세를 넘어 국가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에 장 대표는 "왜 이란이라고 말 못하느냐"며 "UFO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거냐"고 비꼬았다. 정부가 이란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이 우리 선박을 공격한 드론으로 되돌아왔을지 모른다고도 했다. 논리도 팩트도 맞지 않는 '아무말 대잔치' 수준이다.
이란이 공격의 주체일 거라는 심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간 관계에서는 심증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힘이 생긴다. 아무런 물증도 없이 따져봐야 모르쇠로 나오면 속수무책이다.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을 확보한 다음 공식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게 순리다. 그래야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국적선 26척의 귀환을 위한 외교 지렛대로 삼는 것도 가능해진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의 막무가내식 주장은 당장이라도 청해부대를 보내 이란과 한판 붙자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와 비슷한 피격을 당했던 일본과 중국, 프랑스도 공격 주체로 '이란'을 특정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는가. 그들이 이란보다 군사력이 약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니다. 그들 역시 국익과 원칙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호 피격 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 참여를 종용하고 있다. 관세와 안보 협상을 무기로 삼은 미국과 이란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정부가 장 대표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한미 동맹 '이간질'로 외교와 국익까지 훼손
장 대표의 관심은 한미 정부 사이를 어떻게 벌려 놓을 것인가에 쏠려 있는 듯하다. 그는 며칠 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쿠팡 사태와 전작권 전환 등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자유 진영에서 이탈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했고, 미국 우익 온라인 매체 기고를 통해서는 이재명 정부가 친중·친북 정책을 펴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얼마 전부터는 X계정도 만들어 매일 현 정부를 비판하는 영문 게시물을 빠지지 않고 올린다고 한다. 이 정도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기로 작심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무리수를 남발하는 장 대표의 속내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극우 지지층의 마음을 얻어 선거에서 성과를 낸 뒤 이를 바탕으로 당대표 연임을 노려보자는 계산이다. 자신이 이재명 정부를 공격해 보수 결집을 이끌어낸 덕분이라고 포장해 생명 연장의 꿈을 이뤄보겠다는 게다. 국민의힘 주변에선 장 대표가 제시하는 선거 승리 기준이 '영남권 지키기'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온다. 애초 TK는 당연하고 '서울·부산 승리론'을 자신의 거취 표명 기준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달라진 셈이다.
장 대표에게는 당대표 자리 보전이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국익까지 훼손하며 표를 얻으려는 건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아무 근거도 없는 말로 국가 안보는 물론 외교 관계까지 정쟁의 볼모로 삼는 이를 지지할 국민은 없다. 장동혁과 국민의힘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고 당대표인지 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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