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도와주는 꼴”…박민식·한동훈 단일화땐 60% 넘게 이탈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지금껏 나온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기 위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단일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단일화가 녹록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단일화가 되더라도 표가 온전히 단일 후보에게 모여지지 않고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부산KBS 의뢰를 받아 지난 8~10일 부산 북갑에 거주하는 500명을 상대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하정우 후보는 37%, 박민식 후보는 17%, 한동훈 후보는 30%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한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히 합하면 47%로 하 후보(37%)에 비해 높아진다. 보수 야권에서 단일화를 주장하는 측은 바로 이 점을 근거로 단일화 필승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가상 양자 대결를 붙일 경우 이러한 산술적 합계는 의미가 없어진다. 하정우 후보와 한동훈 후보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한 후보는 37%로 하 후보(40%)에 3%포인트 뒤졌다. 반대로 하정우 후보와 박민식 후보가 맞붙었을 때는 박 후보 31%로 하 후보(43%)에 12%포인트 차로 밀렸다.

왜 그럴까. 세부 지표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정우·박민식이 양자 대결을 할 경우 한동훈 지지자의 38%만이 ‘박민식을 지지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 62%는 지지층에서 이탈했다. 이탈표 중 ‘없다’가 37%로 가장 많았고, 5%는 ‘모름·무응답’이었다. 외려 ‘하정우 지지’(12%) 혹은 ‘기타 후보 지지’(8%)로 바뀌는 경우도 상당했다.
하정우·한동훈이 양자 대결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박민식 지지자의 23%만이 ‘한동훈을 지지하겠다’고 밝혀 나머지 77%는 이탈을 택했다. 이탈자 중에선 ‘없다’가 53%로 압도적이었고, 7%는 ‘모름·무응답’이었다. 이번에도 ‘하정우 지지’(12%) 혹은 ‘기타 후보 지지’(4%)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지지층 흡수율이 떨어지는 데 대해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단일화 시 각 후보 지지층이 투표장에 안 나오거나, 민주당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라며 “단일화를 해도 하 후보만 도와주는 꼴이 된다면 양쪽 모두 단일화에 나설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요동치는 여론조사 결과도 단일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부산KBS·한국리서치 조사와 달리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SBS 의뢰를 받아 지난 1~3일 부산 북갑 거주 18세 이상 503명을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선 하정우 후보 38%, 박민식 후보 26%, 한동훈 후보 21%였다. 조사 시점이 다르긴 하지만 같은 면접 조사 방식인데도 수치가 크게 차이나는 것이다. 게다가 자동응답(ARS) 방식의 조사까지 더하면 널뛰기 현상은 더욱 심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박 후보 측과 한 후보 측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일부 튄 여론조사가 있기는 하지만 정통 보수층이 박 후보에게 조금씩 결집하고 있다”고 했고,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한 후보를 지원한 진종오 의원은 “한 후보에게 희망을 거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부산 지역 의원은 “하 후보의 손 털기와 오빠 논란, 한 후보의 ‘추락한 카메라맨 외면’ 논란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아서 양쪽 모두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했다.

양측 모두 현재 단일화에 부정적이고, 단일화 장애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에선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10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3파전으로도 이길 수 있다는 안일한 인식 아래 보수 후보들끼리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보수 유권자들을 분열시키고 중도 유권자들도 등 돌리게 한다”고 했다.
관건은 향후 지지율 추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박 후보와 한 후보 중에서 누가 공고한 2등을 차지해 하 후보의 대항마로 굳어지느냐에 따라 표심이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단일화 논의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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