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에 진심인 ‘중국의 선택’ [생생中國]

2026. 5.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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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을 위기 아닌 기회로

중동 위기 속 중국 정부가 에너지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연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수소 혼합가스 프로젝트를 가동하는가 하면, 비화석에너지 소비 비중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추진한다.

중국 관영 CCTV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웨이팡시에서 대규모 수소 혼합가스 프로젝트가 중국 내 최초로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최대 3만㎥의 수소 혼합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되며 인근 10만가구에 공급될 계획이다. 이로써 웨이팡시 일대 가정·식당 등에서는 가스 설비 교체 없이 수소 혼합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 수소 혼합 비율은 최대 10%까지 조절할 수 있다. CCTV는 “연간 약 150억㎥의 천연가스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4265억㎥에 달한다. 이를 고려하면 전체 천연가스 사용량의 약 3.5%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가동됐다.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판펑원 중국 국가연료전지기술혁신센터 부주임은 “수소 혼합가스는 에너지 안보 강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의 약 30%를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들여온다. 이는 전체 가스 공급의 약 6%에 해당한다.

웨이팡 수소혼합가스 사업에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5㎿급 알칼라인 전해조를 납품한 하이그린에너지의 전해조 생산공장. (하이그린에너지 제공)
비화석 확대·가스 절감 ‘투트랙’ 추진

지난 4월 23일에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이 ‘탄소 배출 정점·탄소중립 종합 평가·심사 방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장기 경제·산업 정책인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 기간 동안 관련 부처와 함께 2030년까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2030년까지 비화석에너지 소비 비중을 25%로 높이고, 탄소 배출 강도를 2005년 대비 65% 이상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석탄 화력발전 설비 규모와 발전량을 합리적으로 통제하고 청정에너지 전력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정학적 위기 속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와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지난 4월 27일 “올해 1분기 외부 환경 변화에도 에너지 수급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소비국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에너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원유 비축 규모는 약 14억배럴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28일 주재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주문했다. 이날 이란 전쟁으로 확대된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 “외부 충격과 도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자원 안전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주요국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수혜를 본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태양광·배터리·전기차(EV) 합산 수출액은 219억달러(약 32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중동 에너지 위기가 중국의 수출 호조로 이어진 셈이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8호(2026.05.06~05.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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