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공소취소권’ 부여 특검법에… 법조계 “삼권분립 훼손”

구자창,박재현,이서현 2026. 5.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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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절차 정권 입맛따라 재설계
유무죄 판단은 법정서 다퉈야”
대검 “재판 독립성 부당한 영향”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회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30일 국회 의안과에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윤석열정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법’(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하자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체계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근대 형사법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인 대장동 개발비리·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을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특검이 공소취소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그 자체로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진행 중인 재판에서 확인돼야 할 사안에 대한 수사는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확정판결 또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한 부당한 관여가 이뤄지지 않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 활동에 대해 대검이 이례적으로 우려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해 당사자격인 검찰은 특검법안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기류다. 이는 법안에 명시된 수사대상 12개 중 대장동, 대북송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만 8건인 것과 직결된다. 이 가운데 대장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3개 사건은 1심에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한 공소취소 대상에 포함되는 사건들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실제로 ‘공소취소 특검’을 추진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이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권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검사장은 “유무죄 판단은 법정에서 다투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공소취소로 이를 무력화하는 건 사법권 침해”라고 말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절차를 권력의 입맛에 따라 재설계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입되는 특검 제도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산 권력을 대상으로 하는 게 특검인데, 오히려 산 권력이 정적을 제거하고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종의 ‘하명 수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수사보다 공소유지에 큰 비중을 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특검법 6조 1항 1호는 특검의 직무권한 중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을 포함했는데,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공소취소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수사가 아닌 공소유지 여부를 좌우하기 위한 특검은 처음 본다”고 했다.

이미 공소유지 중인 사건 등에 대한 특검의 이첩요구권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모두 포함된다. 검사가 특검의 이첩요구 등 공소 지휘에 불응하면 공소수행 업무에서 배제하고 다른 변호사를 대신 지정할 수 있는 조항도 논란을 낳고 있다. 기소돼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이 수사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결국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소유지 중인 검사들이 검찰권 침해 등을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현재 법안대로면 특검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박재현 이서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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