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상한 ‘만 14세’ 현행 유지로 가닥
“범죄 억제 효과보다 부작용만” 판단
시민 토론선 “연령 하향” 의견 우세
최종안은 이달 국무회의 거쳐 공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조정을 논의해 온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만 14세인 현행 상한 연령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책임연령을 낮춰도 소년범죄 억제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문가·시민사회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협의체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차 협의체를 개최하고 연령 기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권고안을 가결했다. 협의체는 앞서 진행된 공개포럼과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와의 면담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받은 뒤 권고안을 의결했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언급했고, 공론화를 거쳐 두 달 내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200명이 참여해 지난 18~19일 진행된 시민 숙의 토론에서는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사건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처벌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분위기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숙의 토론 결과와 달리 연령 기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건 부작용 우려가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협의체에 참여한 민간 위원들은 연령 하향은 결국 아동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령 하향 논의가 시작되면서 시민단체와 아동인권단체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사회 복귀와 재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후퇴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해 왔다. 형법학자 205명도 성명서를 내고 “하향 논의는 소년범죄가 증가하고 흉포화되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에 기초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는 소년사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제사회의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14세 이상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피 킬라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영상 면담을 하고 기준 연령 ‘14세 미만’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성평등부는 “최종 권고안은 회의 결과를 반영해 수정·보완을 거치고 있다”며 “최종안은 5월 중순 국무회의를 거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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