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 대기업의 시대와 직장생활은 정말 끝났는가

있는 일이 각각 다르다
조직과 개인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프로플레이어가 돼야
회사에 공헌하고 회사를 통해
성장하고 자기 가치를 키워라
최근 ‘경량 문명’ ‘솔로프리너’ 같은 키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시대가 되면서 개인의 생산성과 영향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신호다. 얼마 전 한 방송국 PD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어렵게 대형 방송국에 입사해 PD가 되었지만, 요즘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조직이 수많은 사람과 자원을 투입해 만든 프로그램의 조회 수보다 유튜브에서 개인이 혼자 만든 영상의 조회 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영향력, 매출, 부의 크기는 분명 커지고 있다. 이제는 AI로 혼자서 100억, 1000억 정도가 아니라 1조 가치의 사업을 만드는 사례도 가끔씩 나타나고 있다.
정말 회사의 시대는 저문 것일까. 여기서 많은 분이 묻는다. “이제는 다 회사를 나와서 개인으로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기업의 시대는 끝난 것 아닌가?” 하지만 다른 쪽 면을 보자. 현재 이 지구상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돈을 벌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어디인가? 여전히 엔비디아,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이들의 직원 수는 수만에서 수십만명에 이른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이 나온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역할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조직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 있다. 혼자 또는 작은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분명 넓어졌지만, 사회 전체를 떠받치는 역할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 반면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통해 빠른 성장을 만들어낸다. 솔로프리너는 민첩성과 개인 브랜딩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한다. 즉,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견기업은 중견기업대로, 스타트업은 스타트업대로, 솔로프리너는 솔로프리너대로 각자의 역할과 강점이 있을 뿐이다.
제프 베이조스 역시 이런 말을 했다. “차고에서 창업한 기업가들이 탄소섬유를 활용해 연료 효율이 높은 보잉 787을 만들 수는 없다.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일과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아마존도 직원이 10명일 때, 1000명일 때, 1만명일 때, 50만명일 때 할 수 있는 일이 모두 달랐다.” 진짜 문제는 ‘조직의 규모’가 아니다. 사고방식이 무거워질 때, 조직이 경직될 때 위험해진다.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책임은 위로 떠넘겨지고 실험이 허용되지 않을 때 조직은 크기와 상관없이 경쟁력을 점점 잃어간다. 따라서 대기업의 해법은 명확하다. 중앙에서는 규모의 경제와 플랫폼 파워를 극대화하되, 사업과 현장은 더 작고, 더 자율적이고, 더 민첩하게 움직이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떠해야 할까. 조직을 나온다고 해서 곧바로 파라다이스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조직이 싫다, 개인이 답이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지만, 자유는 오래가지 못한다. 일부 인플루언서, 솔로프리너나 전업 투자자들은 큰 수입을 얻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조를 만들지 못한 분들은 지속 가능성의 벽에 부딪히고 번아웃으로 끝나기도 한다.
결국 기업과 개인의 관계는 프로축구단 모델에 가까워질 것이다. 회사는 구성원을 ‘부품’이 아니라 ‘노드’이자 ‘프로 플레이어’로 본다. 이들을 잘 연결하고 조합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구성원 역시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조직 안에서 문제 해결자이자 레버리지를 만드는 플레이어, 동시에 하나의 기업가처럼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 이미 잘나가는 최고의 기업들은 조직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대 직장인의 전략은 어떨까. “조직을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또는 “대기업으로 갈 것인가? 스타트업으로 갈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플레이어로 일할 것인가?”의 문제다. 나는 내게 찾아와서 조언을 구하는 후배 직장인들에게 다음 사항을 말해준다. ①조직 vs 개인의 이분법에서 벗어나라. 조직 속에서 개인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브랜드, 동료들과 시스템을 활용하여 레버리지를 창출하며 크게 공헌할 수 있다. 회사에 더 큰 임팩트를 내고 더 공헌하라. ②회사를 통해 성장하라. 회사의 데이터, 브랜드, 시스템을 활용하고 동료들과 같이 더 크고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자신을 성장시킨다. ③자신의 실력과 시장성, 커리어를 스스로 관리하라. 팀을 승리하게 만들면서도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책임진다.
신수정 임팩트리더스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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