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망치고 20조 날렸다”…주호영 작심 비판

최태욱 2026. 4. 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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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후 첫 심경 밝혀…지방선거 지원 놓고 고심
국힘 구조 비판하며 “여당 시스템 베껴서라도 공천 고쳐야”
김부겸 통합 추진론에는 “놀부가 제비 다리 붕대 감는 격”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5일 지역 사무실에서 가진 TBC와 인터뷰에서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주호영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처음으로 속내를 털어놓으며, 공천 시스템 전면 개편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 책임, 보수 재건 방향을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올렸다.

주호영 부의장은 25일 TBC 인터뷰에서 자신의 불출마가 “대구시장이 되기 위한 개인 욕심 때문이 아니라 2016·2020·2024년 세 번 이어진 공천 파행으로 떠난 민심을 바로잡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잘못된 공천이 두 차례 대통령 탄핵과 총선 패배를 불렀다”며 “2024년 총선에서 180석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공천 파동으로 110석 안팎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장만 차면 인사권자인 양 행동하는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며 “공천관리위원회는 특정 인물을 ‘찍어내는’ 조직이 아니라 경선을 관리하는 기구다. 전략공천은 극히 예외적 상황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평가·감점 공천 시스템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이 출석·법안 처리 등 수십 개 항목으로 2년 차·4년 차에 외부 평가를 실시하고, 하위 20%에 감점을 부과하는 방식은 내부 잡음이 적다”며 “최소한 민주당 시스템이라도 베껴 공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NBS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5%로 창당 후 최저치를 찍고,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 34%, 국민의힘 25%로 역전된 상황을 거론하며 “공천 개혁론이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이 공천 갈등의 최대 피해지역이라고도 했다. 

그는 “타 지역 출신 당 대표와 공천 관여자들이 대구·경북에서 사람이 크는 것을 계속 막는다”며 “당원 수와 결집력만 보면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TK에서 배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낙하산 공천과 지역 애착 없는 인사들로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했다. 

이어 “이 피해를 대구 시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TK 텃밭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무산 책임 공방도 정조준했다. 

주 부의장은 첫 번째 책임으로 민주당을 겨냥해 “행안위를 이의 없이 통과하고도 불과 사흘 뒤 법사위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며 “4년간 20조 예산 지원과 우량 공기업 이전, 국책사업 우선 배정, 예타 기준 상향 등 파격 인센티브를 발로 찼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합 시 경북에서 김부겸 전 총리 득표력이 떨어지는 점을 우려해 민주당이 통합을 막고 대구 단독 출마 구도를 유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소개했다. 

동시에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통합을 막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는데도 당이 제대로 반박하지 않았다”며 “사실이라면 당론 위배이자 윤리위 회부 사안”이라고 당 내부 책임도 인정했다.

결정적 ‘빌미’로는 대구시의회를 꼽았다. 법안 처리 하루 전 대구시의회가 반대 결의를 하면서, 애초부터 소극적이던 민주당에 법안 보류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주도한 대구시의장과 운영위원장이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20조를 날린 책임을 대구 시민이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했다. 

또 “행정통합 무산이 단순 입법 실패를 넘어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사이 ‘20조 대 0조’라는 비대칭 투자와 지역 차별로 이어졌다”고도 주장했다.

주 부의장은 인구·인재 유출 현실도 짚었다. 대구 인구 236만 가운데 매년 1만명 이상이 빠져나가고, 그중 7000명 넘는 청년이 수도권 등으로 떠나고 있으며,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8곳이 2050년까지 소멸 위험 도시로 분류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통합 특별법을 놓친 책임을 분명히 따지지 않으면 이대로 가는 길이 뻔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장에 당선된 뒤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놀부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놓고 붕대를 감아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직격했다. 

주 부의장은 또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임기가 4년인데 2년 만에 통합하고 자리를 내놓을지 의문”이라며 “광주·전남은 20조, 대구·경북은 10조만 받는 식의 ‘반쪽짜리 통합’은 선거용 공약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 했다.

보수 재건 방향에 대해 그는 지도부 전면 교체와 정치 시스템 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그는 황교안·윤석열·한동훈·장동혁 등 ‘신참’들이 1~2년 만에 대권 후보, 당 대표로 떴다가 모두 실패한 사례를 들며 “정치는 그렇게 간단한 영역이 아니다. 훈련된 사람들이 당을 이끌도록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부가 자기 이익을 노골적으로 챙기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파벌 공천과 자리 나눠먹기를 멈추지 않으면 어떤 처방도 소용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공천 때마다 누구를 ‘들어낼지’부터 고민하는 반면, 민주당은 중진들이 공천을 받고 역할을 이어간다는 점도 대비시켰다.

현 지도부를 향해서는 “지지율 15% 현실에서 선거 50일을 앞두고 자숙·사퇴 대신 비판자 징계에 나섰다”며 “이미 윤리가 다 깨졌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이번 선거가 폭망해야 장동혁 대표가 물러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불신의 반영”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유·법치·약자 보호라는 보수의 기본 가치를 다시 세우고, “우리 방식대로 하면 나라가 발전하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비전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것이 보수 재건의 핵심이라며 “그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선 “우리 후보가 김부겸 후보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움직이겠다”고만 답하며, 선거에서 부분적 승리에 그칠 경우 장동혁 체제가 그대로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밝혔다.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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