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론 일축한 장동혁, '미 차관보급' 신원 논란에도 확인 거부

곽우신 2026. 4. 24. 12: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 일각의 사퇴 요구에 거리두기, '뒷모습' 사진 표기는 "실무적 착오"... 배현진 "지금이라도 정리하라"

[곽우신, 박수림, 남소연 기자]

▲ 장동혁, 당 지지율 15%, 사퇴 의사 질문에 표정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 후 창당 이래 '최저치' 국민의힘 지지율 15%, 대표직 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 24일 오후 3시 5분]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결자해지'를 거부했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는 가운데, 당 일각의 사퇴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관련 기사: 김진태, 장동혁 면전에서 직격탄 "결자해지 필요"...장 대표는 딴소리 https://omn.kr/2hw9l). 여론조사의 신뢰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장 대표는 안 좋은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던 '방미' 일정에 대해서도 "정무적 판단"이었다고 강변했다. 당에서 공지한 '차관보급' 인사가 사실은 국무부 차관의 비서실장임이 밝혀졌지만, 당 대표 비서실장은 언론의 '추정'일뿐이라며 애써 모르쇠로 일관했다.

리더십 위기를 맞은 장동혁 대표는 '해당 행위자'에 대해서는 공천을 취소할 수도 있다며 연일 강경하게 나섰지만, 당내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관련 기사: 장동혁 "지금부터 해당 행위 강력 조치, 후보자라면 즉시 교체" https://omn.kr/2hwp8).

장동혁 "지방선거 40일 남았다... 당 대표 물러나는 게 승리에 도움 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는 24일 오전, 당초 예정에 없던 현안 관련 브리핑에 나섰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는 게 주된 이유였지만, 언론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전날(2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한 질문이 시작이었다. 장 대표는 "그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의 다른 여론조사 추이와는 조금 결이 다른 결과였다"라며 애써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은 여러 이유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보겠다"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내부의 여러 갈등으로 인해서 우리의 힘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당 지지율과 관련해서 제 거취 내지는 사퇴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오늘로서 지방선거가 40일 남았다"라며 "지방선거를 40일 앞둔 시점에 (본인이)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 대표로서의 책임을 진정 다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진정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되는 것인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고민해보겠다'라고는 했지만,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을 거론하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뒷모습만 찍혔던 차관보 → 차관보'급' 인사... "실무상 착오" 변명
▲ 장동혁 "당 대표 물러나는 게 선거 승리 도움되는지 고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 후 창당 이래 '최저치' 국민의힘 지지율 15%, 대표직 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40일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 대표로서 책임을 다 하는 것인지, 그것이 지선 승리에 도움되는 것인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 남소연
기자들의 관심은 JTBC 보도를 통해 밝혀진 '미국 국무부 차관 비서실장'으로 옮겨 갔다. 당에서 공개한 사진에 해당 인사의 뒷모습만 찍혀 있던 점, 당에서 '외교 관례'와 '보안'을 이유로 해당 인사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은 점, 차관'보'라고 밝혔다가 추후에야 차관보'급'으로 정정해 공지했다는 점 등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무부 인사에 대해서는 저희는 직급을 명확하게 그리고 그 이름도 명확하게 밝힐 수 없다. 대화 내용도 마찬가지"라며 "직급을 정확하게 밝히면 누군지 특정되기 때문에 차관보급이라고 표기하면서 실무상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언론이 취재를 통해서 그쪽(미국 국무부)에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지금 저희가 확인해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이 밝히기를 거부한 인사의 신원을 미국 국무부가 언론 취재에 응해 즉각 밝힌 게 '외교 관례'에 맞는지 기자들이 따져 묻자, 장 대표는 "국무부의 요청이 있었다. 저희가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국무부가 국무부의 입장에 따라서 공개한 것에 대해서 저희들이 뭐라고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제1야당 대표가 귀국 일정까지 미루고 '차관보급'을 만난 게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 대표가 미국에서의 출장 기간을 연장하면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에 대해서는 저의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장 대표가 방미 성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당시 '차관보'를 만났다고 설명했던 데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관련 기사: 장동혁 "누구 만났는지 공개 못해"... 정청래 "뒷모습 사진, 외교 참사" https://omn.kr/2hv2u).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마이크를 잡고 "국무부 일정이 두 번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박 비서실장은 "두 번째 국무부 일정에서, 보도에서 추정하는 차관보급 인사를 만났고, 그것을 JTBC 보도에서 추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미국 국무부로부터 공식 확인을 받아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을 '추정'으로 평가절하한 셈이다.

배현진 "장동혁 기자회견, 알맹이 없다... 지금이라도 지도자답게 정리하라"

장동혁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오히려 사퇴 '가능성'을 읽는 해석도 나왔다. 장동혁 대표와 줄기차게 각을 세워왔던 배현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 장 대표의 입장과 태도에 비춰보면 '사퇴할 수도 있겠다'라는 본인의 의지를 비친 것 같다"라며 "대단히 전향적인 입장"이라고 평했다. "지금 자리를 고수하는 게 (장동혁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아니라는 대표 주변의 충정 있는 분도 있지 않겠느냐?"라고도 부연했다.

"회견 내용은 기자들 아시겠지만, 별 알맹이는 없었다. 하나마나 했다"라고 직격하면서도 "본인의 2선 후퇴, 사퇴에 대한 결단 의지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락하는 당 지지율과 당내 갈등의 원인으로 장 대표를 지목하며 "지금이라도 지도자답게, 당의 가장답게 정리하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대표 스스로가 후보들을 돕는, 이 당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냐? 그건 결단의 문제"라며 "본인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봤자, 5월 14일이 장 대표에게는 최종 시한"이라고 꼬집었다. "지금 이대로라면 본 후보 등록되고 난 다음에는 그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국민의힘에는 장동혁이란 존재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장 대표가 '후보 공천 취소'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칼을 빼들었지만, 본 후보 등록 이후에 공천을 취소할 경우 해당 지역구는 '무공천'이 되는 상황을 상기시킨 것이다.

배 의원은 이번 방미 논란에 대해서도 "어제 JTBC를 통해서 내막이 공개되자 '실수'라는 말씀으로 갈음하려고 하는데, 만약 거짓말로 당비를 사용해서 실체 없는 방미를 열흘 간 갔다면 이전에 박정하 의원이 지적한 대로 당무감사 건"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금만 취재가 들어가면 금방 알려질 사실들을 숨기는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그 내막들을 설명하고 사과할 내용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사퇴 가능성을 재차 일축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정치는 장동혁의 정치도 아니다"라며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 방미에 대해서도 성과로 평가받겠다"라고 썼다.

"국민께 부끄럽고 죄송하다"... 자당 외통위원들에게도 공유 안 돼

당 안에서는 비판적인 여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조은희 국회의원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장대표님!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왜 이렇게까지 하시느냐?"라고 따져 물었따. 그는 "보안이라고 꼭꼭 숨겼던 뒷모습 사진의 주인공이 30대 차관 비서실장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고, 국민께 부끄럽고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과 당원을 속이는 것도 모자라 공천 박탈 협박이라니, 제발 그 눈빛 좀 부드럽게 하시고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시라"라고도 쏘아붙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김건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미흡해서 좀 안타깝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교관들 하고 만났을 때도 서로가 만난 거 누구인지 안 밝히는 게 좋겠다고 합의를 하면 밝히지 말아야 한다. 그게 외교 관례"라면서도 "그러면 뒷모습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보안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던 차관 비서실장의 신원을 미국 국무부가 그대로 확인해준 데 대해서도 "그러니까 자꾸 (장동혁 대표가) 궁색하게 몰리게 되는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잘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인사가 제1야당 대표와 현안에 대해 논의할 '급'이 되지 않는 점도 인정했다. 또한 방미 성과에 대해 국회 외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별도로 전달되거나 설명받은 점도 없다고 토로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