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뢰선 격침하라…합의 때까지 호르무즈 철통 봉쇄”

강태화 2026. 4. 23. 23: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전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사실상의 무기한 휴전을 선언한 상태에서 이란 선박에 대한 발포 명령을 내린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NCAA 챔피언단을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나는 미 해군에 호르무즈해협 수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그것이 아무리 소형 선박이라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shoot and kill)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격을)주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기뢰 제거함들이 현재 해협을 청소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는 해당 작전을 계속하되 그 규모를 3배로 확대할 것을 명령한다”고 적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에 설치된 기뢰 제거로 놓고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말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SNS에 “우리는 중국·일본·한국·프랑스·독일 등 전 세계 국가들을 위한 호의로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며 기뢰 제거 작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고, 17일 보수 단체 행사에선 “이란이 미국의 도움을 받아 모든 기뢰를 제거했거나, 제거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는 22일 하원 군사위원회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설치한 기뢰 제거 작전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시행되기 어렵고,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완전 봉쇄와 이란의 기뢰 설치선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과의 전쟁 재개의 필요성을 주장한 칼럼을 인용한 뒤 ″매우 맞는 말″이라고 했다. 트럼프 SNS

브리핑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과 주변에 2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고, 일부는 GPS 기술을 이용해 원격 부설된 탓에 미군이 탐지하기 어렵다는 보고도 이뤄졌다.

기뢰 제거가 거의 완료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전쟁이 종료된 뒤에도 6개월가량 기뢰 제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유 공급이 완전히 재개돼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는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 명령과 함께 이란이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를 할 때까지 해협 봉쇄를 이어가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SNS에 별도로 올린 글에서 “우리는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고, 미 해군의 승인 없이는 어떤 선박도 드나들 수 없다”며 “이란이 합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해협은 ‘철통 봉쇄’(sealed up tight) 상태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은 지금 누가 그들의 지도자인지 파악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장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있는 ‘강경파’와 사실 별로 온건하지도 않은(그러나 점점 존중을 받는!) ‘온건파’ 사이 내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미친듯하다”라고도 말했다. 이란 내 강경파들의 반발 등 이란의 내부 갈등 때문에 종전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트럼프는 이란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협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을 인용햔 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완전 봉쇄와 이란의 기뢰 설치선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과의 전쟁 재개의 필요성을 주장한 칼럼을 인용한 뒤 ″매우 맞는 말″이라고 했다. 트럼프 SNS

트럼프 대통령이 인용한 칼럼은 “이란 정권의 잔당들은 트럼프가 자신들보다 협상을 더 원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만약 이란이 3~5일 이내에 진지한 제안을 내놓지 못한다며 트럼프는 전투 작전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특히 “이란이 협상을 원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파벌로 분열돼 있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며 “먼저 이란의 완고한 지도자들을 겨냥한 공습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휴전 발효 당시 중부사령부는 작전 개시 시점에 할당받은 표적을 모두 타격하는데 14일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트럼프는 그 마지막 14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칼럼은 이어 “이란 정권에 72시간을 주되, 그 후 휴전을 종료하고 전투를 재개하여 방해하는 지도자들을 제거해야 한다”며 “그러면 트럼프의 협상력을 극적으로 높아지고, 이란이 여전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합의 없이 승리를 선언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