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해든이 학대 살해' 친모 무기징역…아동학대 근절 목소리 확산 (종합)

황인욱 2026. 4. 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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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아이 기르는 부모들에게 충격과 분노…엄정 처벌 필요"
전국 부모들 선고날 법원 앞 집회…근조 화환 200여개 설치
의료기관 이용하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5만8000명 전수조사
정부, 아동학대 범죄 법정형 강화…"촘촘한 감시체계 구축"
그것이 알고싶다. ⓒSBS

지난해 전남 여수에서 생후 4개월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해든이 사건'의 친모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아동학대를 방임한 친부에게도 중형이 내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근절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의 남편 B씨에겐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부부에게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B씨에 대해선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친부모로서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무한 책임이 있는데도, 아동은 세상의 전부와 같은 부모의 학대로 생후 133일 만에 사망했다"며 "살아있던 절반 기간인 60일 간 학대를 당해 비참하게 사망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순간에도 아이를 기르면서 웃고 우는 부모들을 비롯한 국민에게 충격과 분노를 줬다"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결과 또한 매우 중대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작년 10월22일 오전 11시43분께 여수 자택에서 생후 4개월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아들이 사망하기 전 일주일 간 19차례에 걸쳐 학대·방임한 혐의도 있다. B씨는 아동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여수소방서는 사건 당일 오후 12시30분경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A씨의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다. A씨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가 물에 빠졌단 취지로 신고했으나 병원 이송 후 의료진은 신체 곳곳에서 멍과 골절 흔적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복강 내 약 500cc의 출혈과 갈비뼈 등 23곳의 골절, 뇌출혈을 확인했다. 아이는 두 차례 수술에도 입원 나흘 만에 숨졌다. 출생 133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판정됐다.

A씨는 당초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았다. 조사 초기 A씨는 학대 사실을 부인했고, B씨는 학대를 몰랐다고 진술했다. 아동학대 살해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고, 아동학대 치사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A씨의 혐의는 검찰이 '홈캠 영상'을 확보하며 아동학대 살해로 변경됐다. 검찰이 확보한 4800여개 분량의 다른 방 홈캠 영상에서 A씨가 아이를 거꾸로 들거나 얼굴을 발로 밟는 모습, 베개로 얼굴을 덮는 모습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온 정황이 확인됐다.

23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앞에서 해든이 추모 및 아동학대 근절·법 개정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영아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홈캠 영상이 공중파를 통해 일부 공개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전국의 부모들은 결심공판에 이어 이날도 법원 앞에서 추모 집회를 열고 아동학대 근절과 법개정을 촉구했다. 법원 주변에 근조 화환 200여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은 A씨 부부를 태우고 법원으로 들어오는 호송 버스를 10여분 간 가로 막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방치책 마련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부는 아동학대 위험에 놓인 위기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5만8000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은 전날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약 41명이었던 연간 아동학대 사망 수를 2029년까지 30명으로 낮추겠단 목표도 제시했다.

정부는 아동학대 살해·치사 등 아동학대 범죄의 법정형도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살해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 아동학대 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인데, 정부는 형법 상 살인죄를 아동학대 범죄에 포함하거나, 아동복지법 상 아동학대 정의에 자녀 살해(미수) 등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가해지는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며 "아동이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정부의 책임을 잊지 않고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와 회복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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