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美사령관의 전작권 전환 견제구… 한·미 공조 다잡아야
양국 간 안보 협의 긴장 지속은 문제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서둘러 메워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정치적 편의주의(political expediency)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전작권 전환 속도와 방향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단순히 전작권 전환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한·미 간 안보 협의 전반에서 누적돼 온 긴장 속에서 나온 발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북 및 안보 문제에선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되는 만큼 삐그덕대는 한·미 공조를 다잡아야 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며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국과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전작권 전환에 대해 속도가 아니라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던 그였던 만큼 조건에 대한 언급은 특별하지 않지만 ‘정치적 편의주의’라는 표현을 쓴 게 눈길을 끈다. 군 안팎에서는 최근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등 우리 정부와의 갈등 흐름 속에서 나온 언급으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간에는 지난해 말부터 대북 공조 등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DMZ의 평화적 방문에 대한 정부 권한 확대, 한·미 연합훈련 축소, 9·19 군사합의 복원 차원의 비행금지구역 복원 등 미국 측과 조율되지 않은 의제가 발표되는 일들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까지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정부가 임기 중 전작권 전환 실현에 의지를 갖고 있고, 동맹국의 안보 책임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긍정적인 만큼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이 전작권 전환 과정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나서서 견제구를 던지는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전작권 전환은 군사·안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서는 안 되는 문제다. 한·미 공조에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전작권 전환은 물론 대북 억제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서둘러 이를 메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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