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는 못 오고 원유만…장기 고립 선원들, 심리 치료 늘려야

장정욱 2026. 4. 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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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끝나가는 데 연장 협상은 난항
50일 이상 갇힌 선원들 심리 불안 호소
심리 상담 전화로 가능, 영상은 안 돼
“선원들 먼저 전화하는 방식이라 불편”
미군의 함포 공격을 받은 이란 상선 투스카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전장(戰場)의 시계(視界)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약속한 휴전 기일이 끝나간다. 장기 고립 상황이 길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원들에 대한 심리 상담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외교 당국 설명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중동 전쟁 상황은 예측 불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동 시간대 서로 다른 내용의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이미 통제 밖 상황으로 번진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지 시각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행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Odessa)호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약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오데사호는 내달 9일 오전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앞서 18일에는 싱가포르 국적 ‘내비게이트 맥앨리스터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빠져나와 현재 한국으로 오는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6만t 규모 나프타를 실은 내비게이트 맥앨리스터호는 내달 9일 오후 울산항에 도착 예정이다.

휴전 기간 홍해를 빠져나온 한국 선박 소식이 전해진 바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나와 한국으로 향하는 선박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호르무즈 내 억류 한국 선박 26척에 대한 탈출 소식은 없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해협 내에서 안전하게 머무르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려졌다.

해협에 갇힌 한국 선원 163명에 대한 생필품 등 지원은 이상이 없는 듯하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그래도 선원들 의식주 문제는 정부가 부족한 선박에 대해 (생필품을) 확보하도록 해서 아직 부족한 정도는 아는 것으로 안다”며 “해양수산부가 그래도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163명 선원의 심리적 불안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외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는 소식에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최근에 호르무즈를 빠져나간 배가 있는가 하면 나가다가 피격을 당한 배도 있어서 나중에 개방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통항을 제대로 시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정도”라며 “휴전이 끝나면 대규모 공습이 또 있을 수 있는 상황에 그러면 우리 선박들은 또 어디로 가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휴전 연장 또는 종전이 되더라도 호르무즈를 빠져나오기에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세 달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바다에 뿌려진 기뢰 때문이다.

마영삼 전(前) 주 이스라엘 대사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물 위에 떠 다니는 기뢰 제거 작업에 최소 한 달, 많게는 두세 달은 걸린다”며 “기뢰가 어디에 있는지, 숫자 파악도 안 되는 상황에서 소해(掃海)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고립 선원들의 심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치료(상담)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 위원장은 “제한된 공간에서 선원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니 원격 심리 상담 같은 게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심리 상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 위원장은 “선원고용복지고용센터에서 운영하는 심리 센터가 있는데 그건 선원들이 직접 전화를 해야 한다. 선원들이 먼저 전화하기에는 조금 불편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해수부는 “전쟁 초기부터 선원복지고용센터 전화와 전자우편(메일)으로 심리 상담 내용을 안내했다”며 “우리 국적 선박뿐만 아니라 외국 선박에 타고 있는 우리 선원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해수부는 “한국 기준으로 일과시간에 상담이 가능한데, 선원들이 (센터로) 전화해야 하고,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의료 관련해서는 해양원격 의료도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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