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주도한 반포 공인중개사 단체 회장, 알고 보니 단순 '보조원'
비회원 중개업소 공동중개망 배제 등 지시 혐의
"총회 결과 비회원과 공동 중개한 □□부동산, ○○부동산 2곳에 대해 6개월간 회원 자격을 정지합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20개 중개업소로 구성된 D 단체 회장인 A씨가 모임 단톡방에 올린 회원 제재 공지 글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A씨를 포함해 서초구 반포 일대에서 공인중개사 단체를 조직해 비회원과의 공동중개 제한을 주도한 3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적발은 오는 6월까지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의 부동산 교란 행위 집중 수사 과정에서 성과를 거둔 첫 사례다.
시에 따르면 A씨는 2000만~3000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후 비회원과의 공동중개 제한을 주도해 왔다. 이를 어긴 중개사에 대해서는 6개월의 거래 정지를 주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A씨는 공인중개사도 아닌 단순 중개보조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개보조인은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 안내, 일반 서무 등 중개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이다. 계약서 작성, 중개의뢰 계약 체결, 중개보수 결정,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등 실질적인 중개행위는 할 수 없다.

적발 대상에는 반포 일대 4개 공인중개사 단체를 규합한 77개 중개업소 규모의 'F회'를 조직해 회장으로 활동해 온 B씨도 포함됐다. 그는 F회 회원사 연락처와 비회원 중개사 명단이 기재된 마우스패드를 회원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중개사들이 사용하는 공동중개망에 거부회원사 등록을 종용하는 등 비회원과의 공동중개를 제한했다.
B씨는 단톡방에서 "배포한 부동산 연락처에 등록되지 않은 업소는 회원이 아닌 것으로 보면 맞는다"며 "무리하지 않게 적당히 공동중개하지 말기 마란다"고 하는 등 여러 차례 비회원사에 대한 공동중개 배제를 지시했다.
공인중개사법상 A씨와 B씨처럼 단체를 구성해 특정 중개대상물에 대한 중개를 제한하거나 비회원과의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한다.
변경옥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이번에 적발한 사건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거래 활동을 제한한 것은 물론 공인중개사 간 자유 경쟁을 침해한 대표적인 부동산 거래 질서 교란 행위"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거래 질서를 위협하는 사건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민사국은 특히 부동산 외에도 대부, 청소년 마약 유포 등 민생분야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는 결정적인 증거와 함께 범죄행위 신고·제보로 공익 증진에 기여하는 경우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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