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가 채권쟁이가 세운 암호화폐운용사 카나리캐피탈

서영태 기자 2026. 3. 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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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사, 암호화폐에 큰 관심"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제공이 중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암호화폐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을 더 닮았다."

미국 최초의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중 하나인 카나리캐피탈(Canary Capital)을 설립한 스티븐 맥클러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채권쟁이'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에서 매니징디렉터로 일했고, 한국 투자기관의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를 담당하기도 했다.

채권이라는 전통자산을 운용하던 중 맥클러그 CEO는 '새로운 금융'을 열어갈 암호화폐 기술에 마음을 뺏겼고, 강점인 거시경제적 관점에 기반해 디지털자산시장을 탐색하는 카나리캐피탈을 설립했다.

암호화폐가 ETF라는 투자상품을 통해 미국 제도권에 편입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맥클러그 CEO는 머지않은 시점에 한국에서도 암호화폐 ETF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금융권과 당국이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다음은 스티븐 맥클러그 카나리캐피탈 창업자와의 일문일답.

--카나리캐피탈과 본인에 대해 소개해 달라.

▲월가에서 오랜 기간 일했고, 주로 구겐하임 등에서 채권 운용을 맡았다. 이후 약 10년 전 암호화폐 분야에 뛰어들어 여러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가장 최근에 세운 회사가 카나리캐피탈로, 약 1년 반 전에 설립했고 6개월 전 첫 ETF를 출시했다.

--처음 맡았던 암호화폐 ETF는 무엇이었나.

▲처음 작업한 암호화폐 ETF는 약 4년 전의 비트코인 채굴 ETF였다. 이후 비트코인 선물 ETF와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작업에도 참여했다. 카나리캐피탈에서는 라이트코인 ETF를 첫 상품으로 선보였고, 같은 날 HBAR(헤데라) 관련 상품도 출시했다.

--올해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크립토 윈터'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왔다고 보나.

▲암호화폐 시장은 대체로 비트코인 채굴 주기와 맞물린 4년 사이클로 움직인다.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오는데, 이 구조가 시장의 큰 흐름을 만든다. 지금은 그 4년 주기의 마지막 구간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거시경제나 유동성, 통화정책의 영향도 큰가.

▲물론이다. 현재 통화정책과 유동성 환경도 암호화폐 가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긴축적이고 일부는 완화적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정체된 흐름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경기침체 우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가장 근본적인 동력은 여전히 4년 주기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친암호화폐 정책 기대가 컸는데, 실제로는 눈에 띄는 정책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먼저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내각과 주요 기관 인선이었다. 친암호화폐 성향의 인물을 SEC 수장으로 임명했고,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여러 친암호화폐 성향 인사들을 기용했다. 이런 변화는 가격에도 큰 영향을 줬다. 당선 전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만 아직은 명문화된 정책이라기보다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의 허용 조처에 가깝다.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상승한다면 어떤 요인이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보나.

▲중요한 동력 중 하나는 완화적 통화정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대차대조표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는 통화공급 증가로 이어진다. 일본을 제외한 많은 국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화 증가세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전반적인 위험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금융기관들과 미팅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전 세계 자산운용사들, 특히 한국의 금융회사들이 암호화폐 투자 전략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런 흐름이 상당히 진전돼 있고,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국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열기는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 커뮤니티에서 중요한 국가 중 하나다. 비트코인 거래를 통화쌍 기준으로 보면, 원화-비트코인 거래가 달러-비트코인 거래를 앞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은 미국보다도 훨씬 이른 시기에 암호화폐를 받아들인 시장이며, 오랫동안 핵심 시장 역할을 해왔다.

--한국에는 아직 암호화폐 ETF가 없다. 미국에서 ETF를 추진하며 겪은 과정, 그리고 한국 운용사들이 얻을 교훈은 무엇인가.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 작업을 시작한 지 약 10년이 걸렸다. 긴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와 ETF 구조를 충분히 이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규제기관은 자본시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ETF 안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탁과 보안, 거래 방식은 어떤지를 모두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규제 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은 무엇이었나.

▲암호화폐를 ETF에 편입하면 규제 당국이 감독권을 확보할 수 있고, 시장에 대한 가시성과 통제력이 훨씬 높아진다는 점이 큰 안도감을 줬다. 이는 투자자에게도 중요하다. 규제된 투자 수단 안에서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뢰를 높이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가 주식보다 채권과 더 비슷하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가.

▲거래 방식 때문이다. 채권은 전통적으로 장외(OTC) 방식으로 거래되는데, 암호화폐도 대량 거래에서는 비슷한 구조를 보인다. 소규모 거래는 거래소에서 가능하지만, 큰 규모의 거래는 사실상 OTC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주식보다는 채권시장과 닮았다.

--미국 규제 당국과 미국 암호화폐 ETF 시장에서 한국이 배울 점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비트코인 ETF든 XRP ETF든 상품이 출시되려면 발행사는 투자설명서를 제출하고, 모든 위험 공시와 잠재적 문제를 담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언제든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적절한 공시를 통해 사기나 구조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투자자 보호의 출발점은 결국 정보 제공이다.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전망을 말해 달라.

▲비트코인은 이미 규모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변동성은 줄어들고 있다. 예전처럼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시장이 성숙할수록 변동성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 외에 주목하는 자산이 있다면.

▲2026년에는 '실용성'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현재 실용성이 높은 자산으로는 XRP를 꼽을 수 있다.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강점이 있다. 또 헤데라의 토큰인 HBAR는 해시 그래프 기술을 기반으로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기업형 설루션 플랫폼이다. AI와 처리 속도가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주목할 만하다. 라이트코인도 긍정적으로 본다. 비트코인 코드를 기반으로 하면서 더 빠르고 저렴한 거래를 지향하고, 프라이버시 기능까지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거래 건수도 비트코인보다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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