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일본, 이번에도 한국에 '민폐' 되나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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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쿄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28 |
| ⓒ 일본 총리실/UPI=연합뉴스 |
당장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방미가 코앞에 닥친 일본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위대 파병을 정식으로 요구할 게 명확해 어떤 식으로든 답을 내놓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일본 해상 자위대는 세계 최고의 기뢰 제거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특정 역할을 기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현재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다카이치가 미국과의 밀월 관계를 고려 트럼프의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일본 언론에서 거론됩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파병에 대비해 법적 근거 검토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위대 해외 파견 법적 근거로 유력하게 제시되는 게 자위대법의 '해상경비 행동' 조항입니다. 인명·재산 보호를 위한 해상 치안 활동이 가능하다는 내용인데, 2019년 호르무즈 해협에 호위함을 파견하는 데 활용됐습니다. 아베 내각 시절인 당시 일본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트럼프 정부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연합 작전을 요구 받자 절충안을 택했습니다. 군사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보 수집 명분으로 호위함 1척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 수준이나 트럼프의 요구 수준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전투용 군함 대신 호위함을 보내겠다는 방안을 트럼프가 수용할 리 만무합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집단 자위권 행사를 위해 출동할 수 있도록 한 안전보장 관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 상황을 '존립위기 사태'나 '중요영향 사태'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군사작전이 가능한 군함 파견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경우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는 전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하거나 트럼프 압박이 거세지면 법 해석과 무관하게 다카이치가 군함 파병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안보·통상 상황 유사한 한국에 영향 미칠 우려
문제는 일본이 어떤 식으로든 자위대 파병을 결정했을 때 한국 정부에 미칠 영향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안보와 통상 문제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아 완전히 동떨어진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트럼프도 17일 미군 주둔 국가인 한국과 일본을 직접 거론하며 파병 결단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청와대도 우선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다카이치의 발언 수위와 입장을 지켜본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로서는 일본이 트럼프의 압박에 최대한 시간을 끌며 버티기를 바라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관세협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타결하는 바람에 한국을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나라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쉽사리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약속해 한국 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당초 한국과 중국이 미국의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대항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지만 일본은 미일동맹 강화를 위해 이를 무시하고 독자적인 행동을 폈습니다.
이번 다카이치 정부도 평화헌법 개정과 '전쟁가능 국가' 등 여러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미국의 요구를 의외로 쉽게 수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다카이치가 그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도 이란이 주변 국가 민간 시설을 공격하자 "이란 행동을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의 대미 관세협상 타결 때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며 미국 설득에 주력했습니다. 이번에도 일본의 태도를 주시하되 북한 핵 위협 등 한반도 안보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판단의 최우선 기준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의 국익과 국민 안전이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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