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대불사 야경을 즐기다
이상기 2026. 3. 10. 11:02
[차마고도의 고장 윈난성에 가다 ⑬] 두커종 고성과 대불사
[이상기 기자]
밤에 두커종 고성 북문을 통해 대불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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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커종 고성 대불사 야경 |
| ⓒ 이상기 |
샹그릴라에 도착해 두커종(獨克宗) 북쪽 신시가지 호텔에 여장을 푼다. 지도를 보니 두커종 고성까지 30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저녁식사 후 단단히 준비를 해서 길을 나선다. 샹그릴라는 해발이 3160m나 되어 공기도 희박하고 기온도 낮다. 그 때문에 고산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두꺼운 옷과 모자로 몸을 보호하고 두커종 고성 북문 쪽으로 걸어간다. 두커종 고성은 샹그릴라 중텐(中甸)분지 걀탕진(建塘鎭) 거북산(龜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방사형 성곽이다.
두커종은 티베트어로 달빛성(月光城)이라는 뜻을 가진다. 사방가와 월광(月光)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도로가 퍼져나가 33개 골목이 연결된다. 동쪽에는 창방가(倉房街), 북쪽에는 북문가, 남쪽에는 금룡가(金龍街)가 발달해 있다. 월광 광장 서쪽에는 해발 3400m의 거북산이 있으며, 산 위에 대불사(大佛寺)가 자리 잡고 있다. 두커종 고성의 역사는 1400년 전인 당나라 태종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634년 거북산을 중심으로 요새가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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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커종 고성 북문 |
| ⓒ 이상기 |
청나라 강희제 때인 1667년 산 위에 절이 처음으로 세워진다. 석가모니 장육존상을 모시고 대불사라 부르게 되었다. 1912년 중화민국이 건설되면서 이곳은 중텐현이 되었다. 1936년 4월에는 중국공산당의 홍군이 진사강을 건너 이곳까지 쫓겨와 지휘부를 설치하기도 했다. 2014년 1월 두커종 고성에서 큰 화재가 발생 성내 대부분의 가옥이 불탔다. 그 후 2년여의 재건을 거쳐 2016년 1월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될 수 있었다. 두커종 고성은 윈난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차마고도의 중요 거점이었다.
북문 광장을 지나 북문으로 들어가면 천정에서 티베트 불교를 상징하는 여덟 가지 길상 문양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장팔보(藏八寶)라고 부른다. 장팔보에 대해서는 송찬림사 편에서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북문은 3층의 누각으로 이루어져 있고, 2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곳에 오르면 대불사 야경을 볼 수 있다. 석가모니대전, 금강전, 전경통이 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북문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상가를 따라가면 사방가 광장이 나온다.
대불사가 가지는 종교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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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커종 고성 사방가에서 춤추는 사람들 |
| ⓒ 이상기 |
사방가에는 밤인데도 불구하고 수 많은 젊은이가 모여 춤을 추며 놀고 있다. 이곳이 샹그릴라의 젊음의 거리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동쪽으로 100m 정도를 가면 월광 광장이 나온다. 월광 광장은 대불사가 있는 거북산 동쪽의 광장으로, 옛날 우물(古井)이 있어 샹그릴라의 생활거점이었다. 지금도 우물에서 물이 흐르고 있으며, 물을 긷고 빨래하고 물통을 나르는 동상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공연도 이루어져, 공원을 올라갔다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도 한다. 광장 주변에는 박물관도 있어 월광 광장이 문화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월광 광장에서 서쪽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구산공원(龜山公園)이라는 현판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문 안쪽에 택패창생(澤沛蒼生)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백성들이 윤택하고 번창하기를 기원하는 문구다. 문안으로 들어가면 용왕전과 노자전 그리고 공자전이 있다. 이를 통해 유교와 도교 그리고 민간신앙이 이곳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자전에 걸린 문구는 배움과 실천의 덕목을 강조하고 있다. 노자를 통해서는 무위자연의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용왕전에서는 비바람이 순조로워(風調雨順) 풍년이 들고 장수하길(人壽年豐) 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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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불사 석가모니불 |
| ⓒ 이상기 |
계단을 더 올라가면 산 정상부 가운데 3층으로 이루어진 석가모니대전이 동쪽을 향하고 있다. 입구에 장팔보 천막이 드리워져 있고, 그 안쪽 한가운데 8m나 되는 석가모니불이 주존불로 모셔져 있다. 이 부처님은 라싸(拉薩)의 조캉사원(大昭寺)에 모셔져 있는 석가모니불과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부처님 왼쪽에는 문수보살, 관세음보살, 금강수보살 지장보살이, 오른쪽에는 제개장(除蓋障)보살, 허공장(虛空藏)보살, 미륵보살, 보현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이들을 8대 보살이라고 하며, 이들을 통해 지혜를 얻고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석가모니대전 왼쪽에 있는 금강전의 공명 명칭은 금강단성전(金剛壇城殿)이다. 이곳에는 밀집(密集)금강, 대위덕(大威德)금강, 승락(勝樂)금강 세 본존을 모신 단이 설치되어 있다. 가운데 있는 대위덕금강은 겔룩파에서 가장 중시하는 본존 중 한 분으로 문수보살의 분노 화신으로 여겨진다. 일본 정토진종에서는 대위덕명왕으로 불린다. 밀집금강은 겔룩파 창시자인 쫑까파 대사의 수호신이다. 지혜와 청정의 상징으로 무상밀(無上密) 부속지왕(父續之王)으로 불린다. 최고 아버지 탄트라의 왕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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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불사 금강단성전 |
| ⓒ 이상기 |
승락금강은 해탈을 통해 극락의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최고 어머니 탄트라의 왕(母續之王)으로 불린다. 핵심 교의는 큰 즐거움(大樂)과 텅빈 지혜(空性)의 궁극적 통일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비와 지혜의 완벽한 결합이다. 금강단성전은 가운데 세 개의 단성전이 있고, 가장자리에 세 분의 금강이 모셔져 있다. 이들 금강보살은 얼굴과 팔이 여러 개로 전체적으로 무섭게 보인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지물도 장팔보 외에 활 칼 도끼 몽둥이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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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차로 불리는 전경통 |
| ⓒ 이상기 |
이들 두 전각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마니차로 불리는 전경통(轉經筒)이 있다. 경전을 돌리는 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공식 명칭은 길상승리당(吉祥勝利幢)이다. 높이 21m, 무게 60t에 달하는 거대한 마니차는 수십 명의 사람이 힘을 합쳐야 돌릴 수 있다. 경통 외부 상단에는 문수, 보현, 관음, 지장보살이 고부조로 표현되어 있다. 하단에는 장팔보로 불리는 여덟 개 길상문이 새겨져 있다. 경통 안에는 6자진언, 경전, 법기, 탕카(幁畵)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장족 종교문화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2002년 이처럼 크고 웅장하게 만들어 설치했다.
박물관을 보고 동문과 북문을 지나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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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군장정박물관의 중심진공당 |
| ⓒ 이상기 |
월광 광장 북쪽에는 홍군장정(紅軍長征)박물관이 있다. 밤이라 박물관은 문을 닫았지만, 중심 건물인 진공당(鎭公堂)은 열려 있어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진공당은 청나라 옹정제 때인 1724년 장족의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장소로 처음 세워졌다. 그 후 법회, 회의 그리고 관혼상제 같은 생활의식이 이곳에서 행해졌고, 홍군의 장정 때는 지휘부의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원래의 종교적 위상을 되찾아 티베트 불교 교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쫑까파 대사상이 주존불로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에 천수천안관음상이, 왼쪽에 서갑호법(犀甲護法)상이 협시하고 있다. 천수천안관음은 자비의 화신이고, 서갑호법은 브라흐마로 알려진 범천의 화신으로 분노한 형상이다. 서갑호법은 물소 갑옷을 입고 말을 탄 전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활과 화살, 창과 칼, 밧줄을 들고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벽에 그려진 탕카도 아주 정교해서 종교적 예술적 가치가 아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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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문 인근의 백탑 |
| ⓒ 이상기 |
박물관을 나와 동문 쪽으로 가다 보면 백탑을 만난다. 기단 위 아랫부분에 마니차를 설치했고, 그 위에 사각형의 탑신을 배치했다. 그 위로 원통형 단을 쌓고, 위쪽으로 불감 형식의 창을 냈다. 이곳에 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탑 주변에 차마고도의 교역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탑은 상인들이 오가면서 불공을 드리는 용도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북문을 나오면 서쪽으로 장족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두커종 꽃거리(花巷)가 나온다. 이 거리에는 장족 문화풍정가가 조성되어 무형유산 체험센터, 장족 문화 장인들의 공방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밤이 깊어 이들을 보거나 체험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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