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역 시장도 명함 못 내밀겠다는 제1 야당의 자중지란

국민의힘이 현역 서울시장마저 후보 등록을 거부하는 초유의 자중지란에 빠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신청 마감인 어제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주요 후보들은 일찌감치 등록해 출사표를 띄우는 과거 선거와 달리 대표선수급 후보마저 국민의힘 간판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윤희숙 전 의원과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이다. 나경원·신동욱·안철수 의원 등 주요 후보군은 불출마 뜻을 밝혔다. 경기지사 선거도 후보군이 크게 줄었다. 당의 결정에 따라 후보 등록이 연장될 수는 있지만, 공천 흥행은 실패한 셈이다. 사실상의 ‘윤 어게인’ 행보를 보이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퇴행이 부른 결과다.
오 시장은 바닥 민심을 살펴보고 배수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제 ‘마지막 호소’라면서 SNS에 올린 글에서 “지역 선수들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할 정도로 민심은 우리 당에 적대적”이라고 했다. 당 노선 정상화를 위한 끝장토론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오늘 긴급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시큰둥한 당 지도부가 노선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동안 민심과 반대로 움직인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 무기징역을 선고받아도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고 했고, 절연 요구에는 “갈라치기 세력과 절연하겠다”고 했다. 보편적 민심에 눈감고 극우 강성 지지층만 쳐다본 결과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10%대 정당 지지율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반헌법적 입법 독주를 탈출구로 삼고자 했지만, 계엄의 강 건너편에서 외치는 메시지는 국민에게 잘 전해지지 않았다.
비상등이 켜지는데도 국민의힘은 무시해 왔다. 급기야 배현진 의원에게 내린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법원으로부터 재량권 남용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윤리위를 반대파 제거의 도구로 쓰고 있다. 당 일각에선 “차라리 선거에서 폭망해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보수 재건에 아직 기대를 거는 쓴소리를 듣는 것이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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