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러시아, 이란에 미군 자산 위치 정보 제공"
[박성우 기자]
이란이 중동 전역의 미군 주둔 기지에 공격을 가한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군함과 항공기를 포함한 미군 자산의 위치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 세 명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이란에 위성 정보 제공 중"
해당 매체는 러시아가 공유한 정보가 미군 지휘 통제 시설, 레이더 및 임시 구조물, 6명의 장병이 사망한 쿠웨이트 시설 등을 겨냥한 이란의 타격 패턴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CIA 시설도 그 중 하나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미 국무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설의 일부는 복구 불가능한 상태이며, 다른 구역들도 최소 한 달 동안은 제 기능을 못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 다라 마시코트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란이 조기 경보 레이더나 수평선 너머(OTH) 레이더를 매우 정밀하게 타격하고 있다"며 "그들은 지휘 통제 시설을 매우 표적화된 방식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시코트는 "이란은 군사급 위성만 몇 기 보유하고 있을 뿐, 자체적인 군집 위성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표적 식별 능력을 연마해온 러시아의 훨씬 발전된 위성 기반 정보는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러시아의 정보 제공, 실제로 일어났나 여부 중요치 않아"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을 연구하는 니콜 그라예프스키 또한 <워싱턴포스트>에 "이란의 보복 공격은 매우 정교했다"며 "공격 목표 선정 방식과 일부 사례에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의 방어 체계를 압도하는 능력 모두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방공망을 뚫고 있다"면서 "이란의 공격 정확도가 지난해 벌어진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보다도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러한 정보 공유에 대해 러시아도, 미국도 침묵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미 국방부, CIA에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언론에 유출된 정보 보고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이 이란의 불량 테러 정권을 완전히 궤멸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틴, 이란 대통령과 통화 "지속적으로 소통"
한편,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수드 페제스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란의 군·정치 지도부의 죽음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발생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관련 통화에서 "이란 문제나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안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을 거부하고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과 외교적 해결의 길로의 신속한 복귀를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 국민이 주권과 독립을 수호하는 데 있어 러시아가 보여준 연대에 감사하다"며 현재 이란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또한 크렘린궁은 "이란 측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드론 생산 기술을 공유하는 등 직접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한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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