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시진핑 만나 "美석유 사라"…트럼프, 이란 공습 진짜 목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원유를 사라고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잇따른 군사작전으로 베네수엘라·이란의 대(對)중 원유 수출길을 막은 미국은 중국의 ‘에너지 숨통’을 쥔 채 정상회담에 나설 태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5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및 가스 대신 미국산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미·중 정상회담 협상 의제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이를 요청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최근 이러한 방침을 미 전직 관료와 기업 임원, 정책 전문가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밝혔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압송,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의 목적 중 하나가 중국의 ‘에너지 급소’ 때리기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정상적 수출길이 막힌 국가의 석유를 음성적으로 구매해왔다. 대신 국제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산업에 필요한 석유를 저렴하게 공급받으며 매년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이득을 봤다.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인 구매처다. 지난해까지 이들 국가의 수입이 중국 전체 원유 수입의 3분의 1이 넘었다.

하지만 올해가 시작되며 미국이 벌인 두 번의 군사작전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와 이란산 원유·가스의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 남은 건 러시아 정도인데 미국은 4월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측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도 줄이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월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의 미국 원유·가스 구매를 논의 주제 중 하나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큰 ‘할인 혜택’을 누린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미국산 원유는 베네수엘라·이란·러시아산에 비하면 훨씬 비싸 경제적으로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인 4.5~5%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급등하는 유가는 민생 경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군사적으로 개입한 목적 중 하나가 ‘중국 견제’임이 드러난 셈이다. 미 보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지난 1일 ‘이란 공습은 전적으로 중국 때문(The Iran Strike Is All About China)’이란 보고서에서 “이란은 수출 원유의 80%를 중국에 팔고 중국은 대신 이란에 방공망과 미사일 등 군사 자산, ZTE 등을 통한 통신 인프라, 텐디(天地), 하이크비전 등을 통한 감시 기술 인프라를 제공해왔다”며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중국이 설계한 지역 질서의 축에 큰 타격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도 줄인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SJ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동맹 관계도 악화할 수 있다”며 “(원유 판매 수익 감소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입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이와 함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대두와 항공기 구매 확대,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도 협상 의제로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걸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관세 인하나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회담의 무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차관은 “중국은 현재의 전쟁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게 되면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비상 걸린 백악관 “모든 조치 검토”

트럼프 대통령도 유가 안정 조치에 나섰다.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필요할 경우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이 지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운송 선박 등에 대해 보험을 제공하도록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지시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석희 인상 180도 바뀌었다…최민정 8년 앙금 풀린 비밀 | 중앙일보
- 탐정 한마디에 여교사 입닫았다…"일진 끌고와" 엄마의 복수 | 중앙일보
- 25년 공작원 "죽음 공포 느꼈다"…공항 흡연부스 그놈 시선 | 중앙일보
- 한밤중 남녀 18명 무더기 체포…인천 주택가에서 무슨일 | 중앙일보
- "한국서 하반신만 있는 시신 37구 발견" 주장…96만 유튜버 결국 | 중앙일보
- "싫다는데 강제로 목에 키스"…50대 성추행한 프로골퍼 감형 왜 | 중앙일보
- 이태원 무인 사진관서 돌연 음란행위…13세 홍콩소년 기괴한 진술 | 중앙일보
- "매주 소주·맥주 1톤 탑차 배달" 윤 경호원의 '용산 술판' 증언 [실록 윤석열 시대2] | 중앙일보
- '음모론 배틀'은 615만뷰 찍었는데…이준석 지지율 딜레마 | 중앙일보
- 하메네이 제거한 미국…"북한에 충분한 신호줬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