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7% 쇼크…"장동혁, 당 망하게 해줘 고맙다" 자조 터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26일 17%를 기록했다. 장동혁 대표 취임 후 최저다. 텃밭인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밀렸고,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장 대표에게 고맙다”며 “당이 폭삭 망하고 다시 시작해야 살아날 수 있는데, 장 대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고, 재선 엄태영 의원은 “당 지지율이 바닥이 아니라 지하로 내려간 느낌”이라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은 45%, 국민의힘은 1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 3주차(19%) 이후 줄곧 20%대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0%대로 곤두박질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를 “참담하다”고 했지만, 같은 조사에서 ‘무기징역 선고가 잘못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를 “확신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한 20일 기자회견 이후 진행됐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파열음이 종일 이어졌다. 오전 장 대표와 회동한 4선 이상 중진들은 장 대표에게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한 의원은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라. 그리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자고 주장하는 세력과 절연하겠다’는 발언은 취소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제발 중진과 소통하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늪에서 빨리 빠져나와 변화하는 결의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중진들과의 정례 모임인 최고중진회의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오후엔 재선 의원들이 모여 당 내부 현안을 정리하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끝장 토론을 벌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기 의식은 지도부 내부로도 번졌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26일 BBS 라디오에 나와 “(중진들은) 쓴소리를 하셔야 하고, 장 대표는 서운하게 생각하셔도 안되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가 내부 의견을 거리낌 없이 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또 다른 지도부는 “장 대표가 외연을 확장할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친 결과가 참으로 충격적이다”며 “이제라도 ‘아스팔트 세력’을 걷어내고 당 내홍을 봉합해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장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원외당협위원장들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구 방문에 동행하는 친한계 의원들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정치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며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현역 지자체장 용퇴론을 꺼내 들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위원장의 주장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포함해 현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현직 지자체장은 모두 날리고 장동혁 체제에 순응하는 이들만 남기겠다는 것이냐”며 “장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보다 ‘측근 정치’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선거를 앞두고 당이 절실하게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차원”이라며 “오 시장을 포함해 특정인을 겨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조만간 공천룰과 전략공천지역 등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지선모드로 돌입할 방침이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장 대표의 노선 변화 없이 지방선거는 필패인데, 준비한들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지지율 17%’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민주당의 폭주를 제어하고 견제할 만한 자격이 있느냐, 이런 질문을 국민들이 하시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 숫자로 나온 것”이라며 “제가 대구에 온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를 회피하고 엉덩이 빼고 뒤로 관망하기엔 상황이 너무 엄중해서다.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문제를 극복해 볼테니 저를 믿어주시고 한번 맡겨 주시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대구에 왔다”고 했다.
양수민·박준규·류효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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