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됐다"며 검사.금감원 사칭 수억대 보이스피싱...경찰 조사

제주에서 명의가 도용됐다며 검사와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1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오전 10시 10분쯤 ㄱ씨(50대 여성)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을 택배기사라고 소개하며,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아들이 엄마 대신 신용카드를 수령한다고 한다. 지난주 잘못 전달한 적이 있어서 혹시나 싶어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ㄱ씨가 신용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자, 카드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카드신청을 취소하라고 했다.
그러나 ㄱ씨에게 알려준 번호는 카드사 번호가 아니었고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는 번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자, "확인을 해보니, ㄱ씨의 명의가 도용됐다. 개인정보 유출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악성앱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ㄱ씨의 명의 도용 피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같은날 오후 4시 40분쯤 금융감독원 ㄴ 팀장을 사칭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명의도용 신고 접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ㄱ씨에게 문자로 위조된 서류들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설명에 ㄱ씨가 검찰청 대표번호(1301)로 전화를 걸었지만, 핸드폰에 악성앱이 깔려있던 탓에 검찰청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됐다.
검사 사칭범은 "ㄱ씨가 불법 사기에 연루됐다"며 "국제금융사기 조직에서 200억대 불법자금을 세탁한 사건으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며 ㄱ씨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이후 검사 사칭범은 ㄱ씨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위에 말할 경우, 그 사람까지 다칠 수 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3시간에 한 번씩 어디에 있는지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들은 ㄱ씨에게 가상계좌를 발급하도록 하고, 대출을 위해 모텔 숙소를 잡도록 했다. 이에 ㄱ씨는 1월 14일과 21일 두차례에 걸쳐 총 1억 2460만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ㄱ씨에게 이 대출금을 모두 자신들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수상함을 느낀 ㄱ씨는 지난 12일 제주서부경찰서에 피해 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튿날인 13일 ㄱ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ㄱ씨의 피해 금액이 1억을 넘는 고액인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제주경찰청으로 이송했다.
ㄱ씨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인터뷰에서 "두려움이 있었지만, 저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경찰 신고와 함께 언론에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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