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지나 부활로… “십자가를 노래해요”

양민경,김아영,김수연,박효진 2026. 2.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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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사역자 6인이 추천한 ‘사순절에 들으면 좋은 찬양’


지난 18일부터 4월 5일 부활절까지 이어지는 2026년 사순절이 시작됐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은 이 기간에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며 참회하고 종국엔 부활의 기쁨을 세상과 나눈다.

교회 예배가 아닌 일상에서 사순절을 기념할 수 있을까. 국민일보 토요판은 국내 찬양사역자 6인에게 사순절 기간 일상에서 들으면 좋을 만한 찬양을 두 곡씩 추천받았다. 한 곡은 찬송가 등에 수록된 고전 명곡으로, 다른 한 곡은 최근 주목받는 현대기독교음악(CCM)으로 요청했다. 이들의 정성 어린 소개로 완성한 ‘사순절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한다.


십자가의 전달자·세 개의 못

찬미워십 대표 민호기 목사가 추천한 사순절 찬양은 그가 2009년 작곡한 ‘십자가의 전달자’다. 이 곡은 주로 고난주간이 포함된 사순절에 널리 불린다. 민 목사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시기가 되면 저작권료가 평소보다 몇 배 늘어난다”며 “그리스도 고난에 동참하려고 만든 곡이기에 매년 선교지를 방문해 수익을 흘려보낸다”고 말했다.

그가 20대 초반에 작곡한 이 곡에는 바울 서신 13권 가운데 그가 좋아하는 구절이 엮여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즐겨 불린다.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란 고백이 담긴 이 곡은 이슬람권에서 열린 한 수련회에서 3년 연속 주제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몽골찬송가공회는 2017년 현지 찬송가에 이 곡을 수록했다.

또 다른 사순절 찬송으로는 늘노래선교단의 ‘세 개의 못’을 꼽았다. 1970~80년대에 주로 불린 고전 성가다. 민 목사는 “앞으로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은 찬송가의 창작·계승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곡 같은 지난 세대 찬양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했다.

세 개의 못·나의 자랑

‘기대’ ‘주가 보이신 생명의 길’로 유명한 찬양사역자 박요한 프렌즈교회 목사 역시 ‘세 개의 못’을 추천했다. ‘귀중한 그 보배 피 나를 위해 흘렸네. 그 피로 내 죄 씻었네’ 등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희생으로 나의 죄, 더 나아가 인류의 죄를 대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찬양사역자 박종호 장로와 가수 윤형주 인순이 등도 이 곡을 불렀다.

다른 제안 곡은 박 목사가 2021년 발표한 ‘나의 자랑’이다. ‘내 약함을 그분께 고백할 때 십자가 능력이 나를 더욱 강하게 합니다’란 가사가 담겨 있다. 그는 “‘세 개의 못’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새겨온 찬양이다. 슬픈 선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안에 예수의 십자가 사랑이 담겨 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자랑’ 역시 십자가 사랑을 노래한 곡”이라며 “그 사랑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자 나의 자랑이라는 걸 감사로 고백할 수 있도록 돕는 곡”이라고 해설했다.

십자가 그늘 아래·주 예수 나의 산 소망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보내소서’로 이름을 알린 손재석 새이룸교회 목사의 소개 곡은 ‘십자가 그늘 아래’(415장, 통 471)다. 손 목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진정한 안식처는 결국 십자가뿐”이라며 “‘주 십자가 그늘에 내 쉴 곳 찾았네’란 가사가 그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 찬양사역자 필 위컴의 ‘주 예수 나의 산 소망(Living Hope)’도 감상해볼 것을 권했다. 최근 영화 ‘신의악단’에도 삽입된 곡이다. 그는 “이 곡 전반부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을 정직하게 고백한다”며 “절망에 그치지 않고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사순절의 궁극적 의미를 노래하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후렴구 ‘할렐루야…주 예수 나의 산 소망’은 고난 속에서 이미 시작된 구원의 승리를 선포하는 고백”이라며 “성도들이 이 곡을 찬양하며 회개로 시작해 부활의 소망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가 오신 이유·갈보리산 위에

찬양사역팀 위러브 박은총 대표는 마커스워십의 ‘그가 오신 이유’를 제안했다. “‘죽어야 살게 되고 져야만 승리하는 놀랍고 영원한 신비’란 가사가 사순절 영성과 깊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각자의 자리에서 십자가의 길을 따르며 주님의 뜻을 이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이 곡은 일상 가운데 이 고백을 되새기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찬송가로는 ‘갈보리산 위에’(150장, 통 135)를 소개했다.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 빛난 면류관 받기까지 험한 십자가 붙들겠네’란 후렴구가 인상적이며 여러 찬양사역자가 다양하게 편곡하는 곡이다. 그는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게 세상에선 가장 미련해 보이겠지만 그리스도가 전해준 소망을 품은 우리에겐 최후 승리를 가져다주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곡을 위러브 스타일로 편곡한다면 비장함보다는 이미 약속된 승리를 바라보는 담대한 소망에 더 집중해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놀랍다 주님의 큰 은혜·나 주님을 모른다 하여도

예배사역팀 팀룩워십 남성 보컬 장호연씨는 ‘놀랍다 주님의 큰 은혜’(251장, 통 137)와 팀의 자작곡 ‘나 주님을 모른다 하여도’를 꼽았다. 장씨는 “‘놀랍다 주님의 큰 은혜’는 오직 주님의 은혜로 죄 사함을 받는다는 복음의 핵심을 가장 선명하게 고백한다”며 “‘주의 은혜 우리의 죄를 다 씻었네’라는 가사가 특히 그렇다. 오직 은혜로만 죄가 사라진다는 진리를 간결하면서도 명확히 선포한다”고 했다.

‘나 주님을 모른다 하여도’는 예수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탄생한 곡이다. 장씨는 “예수의 수제자임에도 두려움 앞에서 무너지는 베드로의 모습이 우리네 일상과 닮았다고 생각했다”며 “날마다 넘어지고 흔들리는 우리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곡의 핵심 메시지는 마지막 가사 “주의 사랑 날 포기치 않네 변함없으신 그 사랑, 나도 주님을 놓지 않겠네 부족한 입술로 주 찬양하리라”에 있다.

그는 “배신자 베드로를 다시 찾아온 주님의 포기하지 않는, 변함없는 사랑을 강조하고자 했다”며 “우리 역시 주님을 끝까지 붙들겠다는 믿음의 결단을 담아낸 곡”이라고 부연했다.

십자가를 질 수 있나·감사해요 주님의 보혈

찬양사역팀 잔치공동체 리더 양기훈 목사는 사순절에 어울리는 찬양으로 ‘십자가를 질 수 있나’(461장, 통 519)를 골랐다. 미국 목사이자 신학자인 얼 말렛(1892~1976)이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막 10:38)는 예수의 질문을 묵상하다 탄생한 곡으로 알려졌다. 이 찬송을 “예수 따르는 길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묻는 노래”라고 정의한 양 목사는 “고백을 넘어 삶의 순종으로 이어지는 게 신앙이란 걸 알려준다는 점에서 사순절과 특히 잘 어울린다”고 했다. 아울러 “‘얼마나 슬퍼했는가’보다 ‘어떻게 따를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곡”이라고 했다. ‘주 인도 따라 살아갈 동안 사랑과 충성 늘 바치오리라’란 가사에서 이런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선정 곡은 미국 찬양사역자 채리티 게일의 찬송 ‘생큐 지저스 포 더 블러드(Thank You Jesus for the Blood)’다. 그는 이 곡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단순하면서도 힘있게 선포하는 찬양”이라고 소개했다. 잔치공동체는 ‘감사해요 주님의 보혈’이란 제목으로 공식 번안했다. ‘세상을 이기신 기적을 행하는 예수의 보혈, 자녀로 부르시고 우리를 대속하는 주님의 보혈’이란 가사는 이 곡의 핵심을 관통한다. 양 목사는 “예배자들이 이 곡을 찬송하며 자연스럽게 감사를 고백하는 걸 경험했다”며 “이 두 곡이 일상 속 예배자를 은혜의 자리로 이끄는 통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김아영 김수연 박효진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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