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볼룸, 최고 아치”…트럼프의 ‘크고 번쩍이는’ 건축 취향

임성수 2026. 2. 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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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로 건립하는 볼룸에서 대통령 취임식 열 것”
취임 직후부터 백악관 황금색 인테리어…마러라고 자택 닮은 꼴
케네디센터 리모델링, 개선문 건설 등 대형 공사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우리의 훌륭한 백악관 부지에 건설 중인 ‘그레이트 볼룸’의 두 가지 모습이다…완공되면 세계 어디에서도 지어진 적 없는 최고의 볼룸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현재 건설 중인 백악관 볼룸 조감도 2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전례 없는 구조와 안전, 보안 설계가 적용된 만큼 향후 대통령 취임식에도 사용될 예정”라고 설명했다. 트럼프에 앞서 백악관도 지난 3일(현지시간) 뉴스레터를 통해 백악관 볼룸 외관 조감도를 공개하며 “북쪽 벽면에 백악관 북측 파사드를 그대로 재현한 구조가 포함됐으며, 역사적인 백악관의 높이와 규모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백악관 볼룸 이미지.


백악관 볼룸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건축 공사 중 대표적 사례다. 백악관 지난해 10월 각계 우려에도 이스트윙을 철거하고 볼룸 건설에 들어갔다. 연회장은 1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이에 3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450명 수용 규모로 설계됐지만 트럼프는 “최대한으로 늘리자. 그게 좀 더 트럼프답지 않나. 최대한으로 늘리자”고 제안해 규모가 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백악관 볼룸 이미지.

트럼프는 2기 취임 이후 곳곳에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 건설 계획을 밝히며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76.2m 높이의 ‘독립 개선문(Independence Arch)’을 워싱턴DC 인근에 세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개선문은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포토맥강을 끼고 링컨기념관을 바라보는 지점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나는 그것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가장 크고 강력한 국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개선문이 완공되면 백악관이나 링컨 기념관, 파리 개선문보다 높이 솟을 전망이다. 다만 의회 승인 등 절차적 문제가 남아 있어 트럼프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건물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트럼프는 최근 워싱턴DC의 역사적인 문화 공연장인 ‘트럼프·케네디센터’도 전면 개보수를 위해 7월부터 2년간 공연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케네디센터는 올 7월 4일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문을 닫을 것이며, 동시에 새롭고 화려한 공연단지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앞서 센터의 상징과도 같았던 외부 기둥 색깔을 금색에서 대리석 색깔로 교체하기도 했다.

백악관 곳곳은 이미 트럼프의 취향대로 리모델링됐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백악관 내 ‘링컨 욕실’을 리모델링한 사진을 공개했다. 변기, 세면대, 샤워실 등은 유광 대리석으로 교체됐고 손잡이와 수도꼭지 등은 황금빛 소재로 교체됐다. 취임 직후엔 오벌오피스(집무실)를 번쩍이는 금색 장식으로 단장하면서 백악관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과 비슷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백악관은 “황금시대를 위한 황금의 집무실”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이스트윙에 이어 웨스트윙도 개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어퍼 웨스트윙”을 만들겠다며 웨스트윙과 백악관 대통령 거주 공간을 연결하는 2층을 증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백악관 뒤편 라파예트 공원의 벽돌 산책로도 모두 걷어내고 화강암으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건설 비용을 약 1000만 달러로 추정하며 “내 돈으로 다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추진했다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폐기됐던 ‘미국 영웅들의 국립 정원’ 건립을 위해 예산 4000만 달러도 확보했다. 포토맥강 주변에 건립 예정인데 “아름다운 복합 시설”이 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 설명이다.

미국의 강력한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지만 공사 자금 모금의 투명성, 역사성 훼손 등의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예산 문제는 법적 논란도 있다. 트럼프는 대형 공사의 경우 자발적인 후원금을 걷어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투명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백악관 볼룸은 4억 달러 규모의 기부금을 걷어 착공했다. 아마존과 구글, 팔란티어 등 주요 기업과 개인들이 기부금을 냈다. 하지만 이런 대형 기부가 불투명하게 처리돼 기업의 로비 수단이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백악관 볼룸 관련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식이 납세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프로젝트 자금 조달 과정의 투명성 부족을 부각시켰다”며 연방정부의 거래 중인 기업들의 기부금을 비영리 중개 기관을 통해 모금하는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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