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100%는 안맞겠다"… TSMC, 367조원 투자해 미국 내 '반도체 제국' 건설

김문기 기자 2026. 2. 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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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AI] TSMC, 미국 내 공장 12개로 증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미국과 대만이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대만은 그 대가로 미국 기술 분야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직접 투자를 약속하며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실리를 챙겼다.

15일(현지시간) 미국과 대만은 대만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대신 대만은 미국산 자동차, 트럭, 소고기 및 광물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항공기 및 군사 장비 등 총 840억 달러(약 122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번 협정의 핵심이자 가장 큰 화두는 대만 기업들이 미국 기술 부문에 총 5000억 달러(약 736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대목이다.

구체적으로는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의 2500억 달러 직접 투자와 대만 정부가 보증하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보증이 포함된다. 이미 발표된 TSMC의 애리조나 공장 투자금 1000억 달러도 이 패키지에 산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TSMC를 필두로 한 반도체 칩에 대한 규정은 더욱 정교하게 설계됐다. 일반적인 15% 관세 대신,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대만 반도체 기업에는 파격적인 혜택이 부여된다.

해당 기업들은 미국 내 자사 제조 역량의 최대 2.5배까지 무관세로 칩을 수입할 수 있으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 비율은 1.5배로 조정된다. 이는 미국 현지 투자를 거부할 경우 부과될 '100% 징벌적 관세'를 피하기 위한 TSMC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TSMC는 애리조나주에 기존 약속한 6개 공장 외에 최소 4~5개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미국 내 생산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TSMC가 애리조나 공장 인근 부지를 대거 매입했다"며 "이번 협정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40%를 미국 본토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 유지를 원하는 대만 정부와 반도체 자급률 40% 달성을 압박하는 미국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기업의 투자 결정은 자율적"이라면서도 "최첨단 공정과 연구개발(R&D) 중심은 여전히 대만에 남을 것"이라며 산업 공동화 우려를 경계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으로 불안해하던 대만 기업들이 이번 협정으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번 딜은 대만의 자본과 기술을 미국 본토로 강하게 끌어들이려는 행정부의 의지와 안보 보험을 확보하려는 대만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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