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 승부수… 다카이치 지지율 갉아먹는 자충수 됐나
젊은층 내각-당에 대한 지지 큰 격차
다카이치 “중의원 해산 못 되돌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 대한 지지율 고공행진이 자민당을 향한 표심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초반 ‘허니문’ 기간에 띄운 조기 총선 승부수가 국정 동력을 상실하는 자충수로 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반 의석에 실패하면 즉각 사퇴”까지 거론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닛케이)·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중의원(하원) 선거 공시를 하루 앞둔 26일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과 정당별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일제히 공개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요미우리 조사에서 전월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69%, 마이니치 조사에선 10% 포인트나 급락한 57%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한때 80%에 육박했던 지지세가 꺾인 모습이다.
일본 내각은 통상적으로 정기국회 초반에 예산 심의 등 국정 현안에 집중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3일 개회와 동시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강수를 뒀다. 정기국회 개회일 중의원 해산은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일이다. 이로 인해 2026회계연도(4월 1일~2027년 3월 31일) 예산안 심의는 미뤄졌고, 오는 3월 31일 전에 중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많다.
그나마 절반을 넘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마저 자민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를 높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자민당 지지율은 닛케이 조사에서 40%, 요미우리 조사에서 36%로 각각 집계됐다. 마이니치 조사에선 ‘자민당 의석수의 단독 과반 확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자가 42%로 긍정 답변(27%)을 앞질렀다.
특히 젊은 층에서 다카이치 내각과 자민당을 향한 선호도의 괴리가 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18~39세 응답자의 79%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 반면 ‘자민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을 지탱하는 젊은 층과 무당파(지지 정당이 없는 계층)가 투표 의향에서 자민당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당대표 토론에서 조기 총선에 따른 중의원 공백의 책임을 야당 대표들에게 추궁당했다. 진보 야당인 레이와신센구미의 오이시 아키코 공동대표가 “중의원 해산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해산됐다. 지금으로선 되돌릴 수 없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자민당이 패배하면 나는 더 이상 총리가 아니다. 원하는 정책도 추진할 수 없게 된다”며 “자민당과 유신회가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즉각 사임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 승리의 목표로 현재 중의원에서 230석(자민당 196석, 유신회 34석)인 여당 의석수를 3석 늘린 233석으로 제시했지만, 정책 추진을 위한 충분한 의석수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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