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식 독단 끝나야” 與최고 3명 집단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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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반청'(반정청래)계 최고위원 3명이 조국혁신당과의 독단적 합당 제안을 사과하고 사태 전모를 밝히라며 정청래 대표 리더십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 합당 제안의 논의 경과 공개를 요구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역구 당원 열에 아홉은 합당에 찬성하지만, 지금 합당을 제안한 것에는 절반 가까이 의문을 표한다"며 "이 대통령이 제안했다면 반발이 줄겠지만 '정청래표 합당'이라면 거꾸로 반발이 90% 이상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합당 제안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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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반청’(반정청래)계 최고위원 3명이 조국혁신당과의 독단적 합당 제안을 사과하고 사태 전모를 밝히라며 정청래 대표 리더십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자칫 의원 간 내분을 넘어 ‘친청’(친정청래) 대 ‘반청’ 당원 간 갈등으로 번질 기미까지 감지된다. 지방선거를 네 달여 앞둔 상황에서 정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 합당 제안의 논의 경과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다”라며 “이는 당대표의 명백한 월권이며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합당 제안이 지도부 사전 논의 없이 비밀리에 이뤄졌으며, 최고위원들에게 사후 일방 통보됐다는 취지다.
합당 제안이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간 교감을 토대로 이뤄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두고는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 대통령을 정치적 논란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일반론적인 통합의 정신, 평소의 지론을 끌고 와서 어떤 구체적 협의가 있었던 것처럼 포장해서 얘기하는 것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굉장히 위험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합당 자체의 찬반 이전에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주권정당을 표방하면서 양당 대표 간 회동 후 통보라는 하향식 소통 구조를 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최고위원은 “진짜 통합을 말하려면 그 방식부터 진짜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잇따랐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같은 날 오전 충북 진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직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분 공천 논란이 이어지며 혼선이 빚어질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한 세 명의 최고위원은 아예 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이날 긴급 오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오는 26일 총회를 열기로 했다.
당원들의 의구심은 이같은 반발 기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합당 자체에는 찬성하는 여론도 상당하지만, 정 대표가 의제를 던진 시기와 방식을 고려할 때 석연찮은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격 합당 제안을 누가 주도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역구 당원 열에 아홉은 합당에 찬성하지만, 지금 합당을 제안한 것에는 절반 가까이 의문을 표한다”며 “이 대통령이 제안했다면 반발이 줄겠지만 ‘정청래표 합당’이라면 거꾸로 반발이 90% 이상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3면에 계속
합당 제안 경위 문제는 여권 내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 대표를 비롯한 친청계 의원들은 청와대와 조율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보기에는 (청와대와) 분명하게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 대표와 가까운 분들 중에 (교감 사실을) 살짝 그렇게 흘리는 경우가 있더라”고 말했다. 정 대표도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합당 문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상호 전 청와대 청무수석은 “원칙적으로는 ‘(혁신당과) 통합해서 같이 가는 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같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 하는 정도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지금 바로 어떻게 추진해 봐라 이렇게 얘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네 달여 앞두고 당 내분을 걱정할 상황에 놓였다. 특히 지도부 및 의원단 수준에서 표면화한 갈등이 당원 전체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친청과 반청 당원들이 저마다 의원들에게 항의 차원의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 내분 조짐은 이미 감지된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흘 동안 읽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1만3346개”라며 “이건 폭력이고 고문”이라고 토로했다. 친청 성향 커뮤니티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취지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합당 제안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동시에 합당 제안 자체는 불가피했다며 “당대표가 먼저 제안하지 않고서는 지선 전에 시간상 불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사과할 각오로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 측은 3월 중순까지 합당 추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당내 반발이 극심한 상황에서 합당에 필수인 당원 토론·투표를 곧바로 이어가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상대방인 혁신당도 ‘샅바싸움’을 시작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광주 시민단체협의회 간담회에서 합당 논의와 관련해 “이제 시작 단계”라며 “‘썸’을 타자고 했는데 ‘결혼했다’고 하면 안된다”고 속도조절에 나섰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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