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치적'에 의문 제기했다가 피소... 법원은 "시민 무죄"

김선영 2026. 1. 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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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성일종 비판' 시민 항소심도 무죄... 서산태안 민주정치토론회, 고발 당사자 이연희 도의원 향해 "사과해야"

[김선영 기자]

 2024년 4월 3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연희 충남도의원이 성일종 국회의원과 관련된 ‘갭투자 의혹’에 대해 기자들 앞에서 해명하고 있다. 당시 이 도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성 의원을 대신해 설명에 나섰다.
ⓒ 김선영
[기사 수정: 2026년 1월 2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의 의정 홍보물 내용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시민에 대해 법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정치권력이 형사고발을 수단으로 시민의 비판을 억누르려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고등법원은 23일 성일종 국회의원의 현수막 홍보 내용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판 글을 올렸다가 고발된 서산 시민 최아무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2023년 12월 이연희 충남도의원(국민의힘·서산3)이 고발에 나서며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11월이다. 최씨는 자신의 SNS에 성 의원의 이른바 '치적 홍보 현수막'에 담긴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이연희 도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게시글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최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후 최씨는 경찰 수사와 재판을 거치는 2년여 동안 형사 절차에 휘말렸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이 도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해 고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처벌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1심 재판부는 최 씨의 게시글이 공적 사안에 대한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시민이 선출직 공직자의 정치 활동과 홍보 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는 민주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봤다.

시민단체 "권력 감시를 범죄로 몰아"

판결 직후 서산태안 민주정치토론회는 논평을 내고 이연희 도의원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선출직 공직자가 시민의 권력 감시를 형사 고발로 대응한 것은 정치권력이 법을 앞세워 비판을 위축시키려 한 사례"라며 "사법부가 이를 분명히 제어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고발로 인해 한 시민이 2년 넘게 일상의 평온을 잃었음에도 고발을 주도한 정치인은 책임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결자해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정치인을 향한 시민의 비판을 허위사실이나 가짜뉴스로 규정해 형사 책임을 묻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 소송'에 경종을 울린 사례로 해석된다. 정치적 비판을 범죄로 치환하는 시도가 사법부 판단 앞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본지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이연희 도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와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질의했으나, 이 의원 측은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사법부의 잇단 무죄 판단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며,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사 보도 이후 이연희 충남도의원은 <서산시대>와의 통화에서 "해당 고발은 개인이 아닌 서산태안 국민의힘 소속 시·도의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사안인데, 왜 자신에게만 사과를 요구하느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산태안 민주정치토론회 이해철 위원장은 <서산시대>에 "고발은 공동 명의였지만, 재판 과정에서 이연희 도의원이 고발인 대표로 지정돼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며 "시민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데 앞장선 고발인 대표였던 만큼 정치적·도덕적 책임 역시 이연희 도의원에게 있다고 판단해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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