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만 하는 AI 앞에서 '지난 세월'을 떠올린 이유

이종연 2026. 1. 23. 13: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챗GPT와 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짜증도 안 내고 한결 같이 다정한 말투로 답을 해서 사람보다 낫다고 한다.

반면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AI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녀 양육에서 대화까지 의존하게 되는 인공지능... 어디까지 가게 될까요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종연 기자]

요즘 같은 시대에 AI 챗GPT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딱히 챗GPT를 싫어한다거나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AI를 활용해서 도움을 받는 것을 보면 사용해 볼 마음은 있다. 막상 무언가 할 때는 필요를 못 느낄 뿐이다. 여전히 아날로그 식으로 장소와 맛집을 찾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엔진을 열고,외국어는 사전 앱을 이용한다.

찾은 내용을 비교하거나 더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해 쓸모와 무쓸모의 정보 사이에서 헤매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리긴 한다. 챗GPT에게 물어보면 단 몇 분만에 날짜에 맞춰 일정을 짜주고 식당과 장소, 해야할 것을 깔끔하게 내 놓는다. 여행 일정 짜기와 학교 리포트, 회의내용 정리는 애교 수준이다. 화가 못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주제와 원하는 인물이나 장르를 요청하면 소설을 쓰고 키워드 몇개로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작곡한다.

지난 주 지인과 티타임을 하기 위해서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들과의 에피소드를 풀어 놓았다. 사춘기 아들과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서 재빠르게 챗GPT에게 물어 봤다고 한다. 챗GPT가 알려 준 대로 말했고 잘 해결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자녀 양육까지 도와주는 시대가 된 것이 실감이 안났다. 어쩌면 앞으로의 세대는 AI가 동반 양육자가 될 수도 있겠다.
 우리 삶에 어느새 다가온 AI.
ⓒ solenfeyissa on Unsplash
챗GPT와 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짜증도 안 내고 한결 같이 다정한 말투로 답을 해서 사람보다 낫다고 한다. 웃어 넘겼지만 마음 한구석은 씁쓸하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까 싶다. 우리 삶에 어설프게 다가온 챗GPT가 어느 순간부터 깊숙이 들어왔다. 신기해서 한 두마디 주고 받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상담자가 되고 대화 상대가 된다. 그 다음 단계는 뭘까. 단순히 학교 과제를 도와주고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보조 역할에서 더 나가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인간관계에서 갈등과 상처는 필연적이다. 반면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AI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항상 좋은 말만 해주는 관계가 유익할까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나를 성장하게 했던 것의 7할은 반대 의견과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비롯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다름의 불편함을 회피할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도 알게 되고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상대방과 타협하기 위해 스스로 해보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놓을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를 힘겹게 내려 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둥근 사람이 되어갔다.

2~3년이라는 시간도 길다고 느껴질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면서 세기를 초월한 지혜와 교훈을 담고 있는 손자병법을 떠올려 본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상대가 싸워 이겨야 하는 적이 아닌 같이 가야 한다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인공지능의 오류를 찾아낼 만큼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사람에 대한 더 깊은 연구와 성찰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함이 대체되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