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7억, 농협 수장의 '돈잔치'...법 개정 없으면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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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200만 농민의 조직이나 실상은 '임직원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감사 보고서를 토대로 농협의 민낯을 5회에 걸쳐 꼼꼼히 들여다보고 개혁 방향을 제시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지난 8일 발표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은 이른바 '이중 급여'를 통해 막대한 보수를 챙기고 있다.
강 회장은 정부 특별감사에서 방만한 경영 실태가 드러나자 지난 13일 그동안 겸직해 온 농민신문 회장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하며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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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200만 농민의 조직이나 실상은 '임직원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농식품부 감사 결과 도덕적 해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감사 보고서를 토대로 농협의 민낯을 5회에 걸쳐 꼼꼼히 들여다보고 개혁 방향을 제시합니다. <편집자말>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농가 소득은 거의 제자리걸음인 반면, 농가 부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대표한다는 농협중앙회의 수장은 그들만의 '황제'였다. 하룻밤 숙박비로 200만 원을 넘게 쓰고, 규정에도 없는 수억 원의 '퇴직 공로금'을 챙기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사실이 정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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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 농협중앙회장 사과 기자회견 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과 관련,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
| ⓒ 이정민 |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로부터 연간 약 3억 9000만 원의 실비와 수당을 수령하고 있다. 동시에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별도로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을 따로 받고 있다. 농민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회장 1인에게 매년 약 7억 원의 보수가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퇴직 시에는 더 큰 '황금 낙하산'이 펼쳐진다. 전임 회장은 농민신문사에서 4억 20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중앙회에서도 퇴직공로금 명목으로 3억 2300만 원을 따로 챙겼다. 퇴직 한 번에 총 7억 43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돈 잔치'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해외 출장지는 규정을 비웃는 '럭셔리 투어'였다. 중앙회장의 숙박비 상한은 하루 250달러(약 33만 원)로 규정되어 있지만, 현 회장은 취임 후 5차례의 해외 출장에서 모두 이 상한선을 무시했다. 특별한 사유조차 밝히지 않은 채 1박당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86만 원을 초과 집행했다. 한 번의 출장에서 무려 219만 원을 숙박비로 쓴 사실도 드러났다. 이렇게 규정을 어겨 공금을 낭비한 금액만 총 4000만 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장이 조직 발전에 공이 있다고 인정하는 이에게 지급하는 '직상금'은 사실상 '회장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 2024년 한 해에만 회장은 10억 8400만 원의 직상금을 집행했으며, 전무이사(1억 8300만 원)와 감사위원장(2900만 원) 등 수뇌부가 별다른 제한 없이 이 자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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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 농협중앙회장 사과 기자회견 농협중앙회의 공금 낭비 의혹과 관련,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
| ⓒ 이정민 |
정부는 이러한 방만 경영을 확인하기 위해 업무추진비 공개를 요구했지만, 농협 측은 궤변으로 맞섰다. 중앙회장은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추진비 카드가 비서실에 배정된 것이지 회장에게 직접 배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농협중앙회는 강호동 회장 이전 역대 민선 회장 6명 가운데 4명이 비자금 조성과 뇌물, 불법 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초대 회장은 임기 중 농협 예산을 전용해 4조 8000억원 규모 비자금을 조성하고 4억1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1994년 구속됐다. 2대 회장은 재임 기간 중 6억 원가량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3대 회장은 재임 중 수십 억원의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4대 회장은 납품 대가로 뇌물과 특혜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농협중앙회장의 과도한 특혜 논란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감사에서 처음 드러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회장 급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등에서 수도 없이 반복됐다.
가깝게는 지난 2024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강호동 회장이 연봉과 성과급으로 최대 8억 원 넘게 수령하고, 퇴직하면 최대 5억 원의 퇴직 공로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기준 연평균 농가 소득인 5083만 원 대비 20배가량 높은 액수다. 당시 한 의원은 농민의 고혈을 빠는 '흡혈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 회장에 대한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지만, 농협중앙회는 이사회 의결로 퇴임공로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퇴직금을 지급했다. 일례로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2016년 퇴임 당시 퇴직금으로 11억 원(농업중앙회 5억7600만 원, 농민신문사 5억42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한 목소리로 법 개정하겠다던 당시 여야의원들은 뭐했나
당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비상임 명예직에 대통령보다 높은 보수가 말이 되느냐며 당장 법을 고쳐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번 감사 결과를 보면 일회성 보여주기식이었을 뿐 법 개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강 회장은 정부 특별감사에서 방만한 경영 실태가 드러나자 지난 13일 그동안 겸직해 온 농민신문 회장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하며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강 회장은 경영은 대표이사에게 맡기고, 농업인 권익 증진 등의 역할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 상호금융 대표이사, 농민신문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안팎에서는 직책만 내려놓는 일시적 책임이 아닌 구조적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도 이를 의식해 지난 21일 조직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회 농해수위도 지난달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의결한 데 이어 2차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도 국무조정실, 금융위·금감원, 감사원, 공공기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을 구성하고 추가 감사에 나섰다.
한편 2023년 6월 당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강 회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총 14억 5701만 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예금은 12억 2370만 원이며 강 회장이 보유한 증권은 1173만 원이었다. 강 회장이 보유한 본인 명의의 경남 합천군 소재 단독주택이 1억 2300만 원이며 본인 명의 자동차 두 대가 3297만 원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일 년 만에 약 4억 원이 늘어난 총 18억 5540만 원을 등록했다. 이 중 예금이 급여 소득 증가를 이유로 14억 3881만 원으로 늘었다. 장남과 두 손녀에 대해서는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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