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또 양당 진영대결 조짐… 유권자 의사는 뒷전
총선으로 구축된 다당제 무색
당리당략에 정치 양극화 고착 비판
6·3 지방선거를 넉 달여 앞두고 정치권이 다시 진영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고, 보수진영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단식 정국을 계기로 연대와 결집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 총선에서 다당제를 구축했던 유권자의 선택이 돌고 돌아 또 거대 양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양극화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22일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며 “같은 시대 정신에 입각해 이재명정부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도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당 내부에선 통합 제안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권 내부에서도 현실적 판단이라는 시각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이 갈라지는 것을 막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현행 선거 구조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판단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경우 뚜렷한 선거 연대의 움직임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등을 둘러싼 보수진영 내부 견해차가 여전히 적지 않아서다. 그러나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추진을 기점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 물꼬를 튼 개혁신당의 정책 공조가 결국 지방선거에서의 보수 연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여당 견제라는 대명분 앞에 ‘연대하라’는 보수 유권자 요구를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장 대표 단식 현장을 직접 찾은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도 크다. 보수정치의 원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 중심의 보수 연대에 힘을 실어줬다는 의미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 단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왜 목숨을 걸고 대여투쟁을 해야 하는지 국민께서 납득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론 확실히 보수집결이 있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통합 논의가 양극화 정치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크다. 현재 정치 지형은 거대 양당이 번갈아 권력을 차지하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제3세력이나 다른 선택을 한 유권자의 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표’로 남거나 반짝 제3세력이 등장하더라도 다시 양당에 흡수되는 일이 반복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특히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다고 지적한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쌓아온 인물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권력 견제가 약한 상황에서 진영 논리가 강화되면 정치적 다양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내가 투표했는데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정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작 자리가 걸린 정치권 누구도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예솔 이형민 송경모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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