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 신앙 교육, 약 아닌 독…행동으로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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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또 이러한 세대 간 신앙 계승에 힘입은 '가족 종교화' 현상은 한국 기독교에 무조건 바람직할까.
혈연중심의 신앙 공동체는 세대를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지지만 동시에 "기독교 영향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가정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비관적 표징일 수도 있"어서다.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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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기독교계에서 ‘신앙의 명문가’로 일컬어지는 대표적 사례다. 한데 모두가 이처럼 신앙 전수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독실한 부모 밑에서 자란 모태신앙인이라도 성인이 돼 독립하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꽤 된다.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계승하거나 거부하는 데 있어 영향을 끼치는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또 이러한 세대 간 신앙 계승에 힘입은 ‘가족 종교화’ 현상은 한국 기독교에 무조건 바람직할까. 종교사회학자와 신학자 5인이 관련 설문조사를 분석한 신간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IVP)는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먼저 그간 한국교회에서 칭송해온 가족 내 신앙 전수의 득실을 냉정히 따져볼 것을 권한다. 혈연중심의 신앙 공동체는 세대를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지지만 동시에 “기독교 영향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가정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비관적 표징일 수도 있”어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이 살펴본 설문조사는 2023년 7월 28일부터 15일간 이뤄졌다. 미취학 시절에 처음 교회를 나갔으며 지금도 출석 중인 전국 만 19~59세 개신교인 1000명이 그 대상이다.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응답자의 71.9%가 ‘학창시절 신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 1위로 어머니를 꼽았다. ‘어머니의 신앙생활을 본받고 싶다’는 응답은 71.7로 아버지(47.4%)보다 1.5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신앙적 정체성 확립에도 ‘믿는 부모’의 영향은 컸다. 응답자 3명 중 2명(66.4%)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신앙에 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눈여겨볼 만한 건 이들이 부모보다 자신의 신앙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신앙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도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를 꼽았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를 위해선 이들 부모인 3040 세대 신앙이 잘 정립되도록 교회가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압적인 신앙 교육은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응답자 4명 중 3명(76.5%)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 신앙생활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과도한 신앙생활이 내 신앙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란 답변도 42.2%에 달했다. 구미정 이은교회 목사는 “독일 종교교육학자 프리드리히 슈바이처에 따르면 강압형만큼 방임형 신앙 교육도 효과가 없다”며 “신앙 교육에 관심이 큰 부모라면 무엇보다 자녀의 질문에 귀 기울일 것”을 권했다. “그러다 보면 문득 하늘로 향하는 창문이 활짝 열릴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정답을 찾지 못한 어른이 아니라 아무런 질문도 던지지 않는 어른이 신앙 교육의 진정한 걸림돌”이라 부연했다.

‘가족 종교화’ 현상이 배타성이 아닌 포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교회는 우리 사회의 타인을 품는 ‘대안 가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상덕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유사한 성향이 있는 이들이 배타적으로 모여 공감의 반경이 좁아지는 건 문제”라며 “교회는 주님의 이름으로 약자와 한 가족이 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같은 공동체’를 꾸릴 때 교회가 진정한 복음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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