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지축·덕은지구엔 도서관 부지 없는데... 영어도서관엔 123억?
[박상준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의 도서관 행정이 '양극화' 논란에 휩싸였다. 시는 123억 원을 들여 기존 도서관을 '전국 최대 규모 영어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정작 시민들의 일상과 밀착된 '공립 작은도서관'은 예산 삭감으로 폐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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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해 12월 대화도서관에서 열린 ‘2025 대화도서관 메이커 북페스티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 ⓒ 고양시 |
지난 22일 오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한양문고 한강홀에서 '책 읽는 시민문화와 도서관 정책' 경청 간담회가 열렸다. 고양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민경선 전 경기교통공사 사장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고양지역 도서관 관계자와 시민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고양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공립 작은도서관 예산을 삭감하고 사실상 폐관 수순을 밟고 있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나현 고양동작은도서관 관장은 "작은도서관은 마을 아이들에게 공부방이자 놀이터, 그리고 제2의 집과 같은 소중한 공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관장은 "하지만 시가 운영 예산을 삭감하고 폐관 조치를 내리면서, 현재는 주민들이 자원봉사로 간신히 도서관을 지켜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승희 느티나무온가족도서관 관장 또한 "고양시의 지원 중단으로 수년간 아이들의 보금자리였던 도서관들이 문을 닫는 참담한 심정을 잊을 수 없다"며 "도서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마을 공동체가 무르익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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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열린 '책 읽는 시민문화와 도서관 정책' 경청 간담회 모습. 고양 지역 도서관 관계자와 시민들이 모여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
| ⓒ 민경선 전 사장 제공 |
지축·덕은지구 도서관 부지 '0곳'... "계획부터 없었다"
취재 결과, 입주가 대부분 완료돼 인구 수만 명이 거주하는 지축지구와 덕은지구에는 현재 공공도서관이 전무한 상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연'이 아닌 '부재'다. 이들 지구의 지구단위계획상 도서관 용지로 확정된 부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0곳). 도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LH와 고양시가 도서관 부지를 아예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도서관 이용을 위해 타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덕은지구의 한 주민은 "신도시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문화 기반 시설이 전무하다"며 "도서관 하나 지어달라는 민원에는 '돈이 없다'고 하면서 100억 원 넘는 영어도서관 공사를 하는 걸 보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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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경선 전 경기교통공사 사장이 간담회에서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
| ⓒ 민경선 전 사장 제공 |
이에 대해 고양시 측은 영어도서관 사업과 신규 도서관 건립은 예산의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도서관 관련 부서 관계자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백석도서관 리모델링(영어도서관)은 정부의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도비를 지원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시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택지지구의 도서관 부재 문제에 대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당시 도서관 부지가 반영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별도의 부지를 매입해 건립하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재정상 어려움이 크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청사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하거나,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스마트도서관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고양시에 거주하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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