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신작, 손예진 ‘스캔들’에 ‘흑백요리사3’까지 호화 상차림
한국 진출 10주년 맞은 넷플릭스
“눈부신 성과… 콘텐츠 투자 지속”
유명 배우·감독 총출동 신작 예고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글로벌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올해도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아우른 화려한 라인업을 꾸렸다. 전 세계 190여개국 3억25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급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K콘텐츠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부사장(VP)은 21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 행사에서 “10년 전 누군가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매주 전 세계 톱10 리스트를 점령하고 글로벌 문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 꿈같은 소리라고 했을 것”이라며 “상상은 이제 현실이 됐다. 한국 콘텐츠는 미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강 VP의 설명대로 한국 콘텐츠는 지난 10년간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시리즈로 등극한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2021년부터 5년간 글로벌 톱10에 오른 한국 작품만 210편이 넘는다. 강 VP는 “넷플릭스는 커진 영향력만큼 장기적인 산업 구조와 창작 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지속적 파트너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꾸준하고도 과감한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23년 “한국 콘텐츠에 향후 4년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자본 투입은 국내 콘텐츠 시장 지형도를 바꿔놨다. 제작비 상승과 극장 생태계 붕괴 등의 문제를 초래했다는 부정적 측면이 존재한다. 지식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방식을 두고 장기적 관점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강 VP는 콘텐츠 완성도를 위해 충분한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IP에 대한 보상은 후속 시즌 등을 통해 충분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작품 라인업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갖는 압도적 지위를 체감할 수 있다. 유명 감독·배우 등 걸출한 창작진이 총출동했다.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이창동 감독이 처음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신작 ‘가능한 사랑’이다. 영화는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얽히게 되며 일상에 균열을 겪는 이야기다.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과 조여정이 각각 부부 호흡을 맞췄다. ‘밀양’ 이후 19년 만에 이 감독과 재회한 전도연은 이날 “‘밀양’ 현장은 치열하고 살벌했는데 이번에는 놀라울 정도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예진은 사극 시리즈 ‘스캔들’을 선보인다. 프랑스 소설 ‘위험한 사랑’을 원작으로 한 2003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조선시대 여성 조씨부인을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이미숙이 맡았던 배역이다. 손예진은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한복, 한옥 등을 만나볼 수 있다”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궁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사극 시리즈 ‘동궁’에서는 배우 남주혁과 노윤서, 조승우가 호흡을 맞췄다.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과 재회한 ‘원더풀스’를 선보인다. 종말론이 나돌던 1999년,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시리즈다.

송혜교, 공유, 김설현, 차승원, 이하늬 등이 합류한 노희경 작가의 신작 ‘천천히 강렬하게’도 화제작으로 꼽힌다. 최민식은 동명 스페인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맨 끝줄 소년’으로 처음 넷플릭스에 진출했다. 황정민·염정아 주연의 액션 코미디 영화 ‘크로스 2’, 류준열·설경구가 주연한 스릴러 시리즈 ‘들쥐’도 기대를 모은다.

예능 라인업도 다양하다. ‘국민 MC’ 유재석이 이끄는 ‘유재석 캠프’,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은 ‘이서진의 달라달라’와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가 주목된다. ‘솔로지옥 5’ ‘대환장 기안장 2’ ‘미스터리 수사단 2’ ‘데블스 플랜 3’ 등 이미 검증된 예능 IP들의 새로운 시즌도 잇달아 공개된다.

단연 기대를 모으는 건 요리 경연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3다. 시즌3는 개인이 아닌 식당 대결로, 같은 식당 요리사들이 4인 1조로 나선다.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는 이날 “흑백요리사를 통해 외식업이라는 멋진 직업이 관심받게 돼 업계 종사자로서 감사하다”며 “시즌2에 출연한 100인의 셰프들이 너무 매력적이고 요리도 잘해 시청자로서도 재미있었다. 시즌3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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