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주면 안돼요" 경고에도…온 몸에 바나나 붙이고 원숭이 유인
공격성·질병 전파 우려 나와
현지 당국 순찰·단속 강화 방침
발리·태국 등에서도 몸살
베트남 다낭 손트라 반도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야생 원숭이를 유인하기 위해 몸에 바나나를 붙이고 서식지로 들어가는 기행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쩨와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 확산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투명 테이프로 바나나 수십 개를 허리와 팔, 다리 등에 붙인 채 원숭이 서식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원숭이들이 달려들어 몸에 붙은 바나나를 낚아채자 해당 관광객은 이를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현장을 목격한 인근 리조트 직원들은 즉시 출동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위험하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관광객은 별다른 제지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현지에서는 비판 여론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이색 체험이 아니라 명백한 야생동물 보호 규정 위반", "관심을 끌기 위한 무책임한 행동이 자연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손트라 반도 일대에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경고 표지판이 다수 설치돼 있다.
다낭 관광 해변 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행동은 야생동물의 생존 본능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사안을 엄중히 인지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년간 먹이 주기 금지를 홍보해 왔지만,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야생 원숭이가 사람에게 제공되는 고열량 음식에 길들여질 경우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먹이를 얻지 못할 경우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또 원숭이 등 영장류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밀접 접촉 자체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는 동남아 관광지 곳곳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관광객이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다 물리거나 소지품을 빼앗기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일부 사원과 보호구역에서 벌금 제도를 도입했다. 태국 롭부리에서는 관광객과 상인들이 제공한 음식에 익숙해진 원숭이들이 집단으로 도심을 점령하며 상점 습격과 교통 방해 등 사회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또 일본과 인도 등에서도 야생동물과의 사진 촬영을 위한 접촉이나 먹이 주기가 공격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이들 지역 당국은 공통으로 "관광객의 호기심이나 관심 유도 목적의 행동이 결국 인간과 야생동물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한다"며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낭 당국 또한 "자연 생태계 보전과 관광객 안전은 양립해야 할 가치"라며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손트라 반도 일대 순찰과 현장 감시를 강화하고, 관광객 대상 안내와 홍보 활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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