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핑계고' 때문에 마흔 후반에 푹 빠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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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기자]
잘 생긴 얼굴은 아니다. 그런데 잘 생겼다. 분명히 웃긴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웃기다. 마흔 후반의 아줌마가 어느 배우에게 푹 빠지면 그와의 로맨스를 꿈꾸지 않는다. 내 애인이 되길 바라는 불가능한 환상 대신, 내 아들이 그 사람처럼 자라길 바란다. 요즘 들어 자꾸 눈에 들어오는 배우, 이상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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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뜬뜬]채널 '세배는 핑계고'편에 출연한 이상이 배우 이번 편에서 이상이 배우는 두 번째 발가락만 움직이는 진기명기를 선보였다 |
| ⓒ 뜬뜬(Youtube) |
처음에는 조금 신기했다. 배우라는, 약간은 신비감에 싸여 있어야 할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양껏 먹어치우는 모습이 놀라웠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마지못해 예의상 깨작대는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죽하면 '마술사'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음식을 게눈 감추듯 해치웠다. 종종 배우들을 볼 때마다 저렇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식탐도 느끼지 않아야만 배우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궁금할 정도였는데, 이상이를 보고는 뭔가 인간적인 편안함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이상이에게 반하게 된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말투'다. 먹는 걸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항상 '먹어도 되겠습니까?'를 묻는 질문을 비롯해 선후배, 동기를 대하는 진지한 말투에서 느껴지는 그 예의 바름은 두 아들을 둔 아줌마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말투란 그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세월이 쌓여서 만든다고 생각한다.
특히 핑계고 '깡촌캉스' 편에서 그의 인성은 빛을 발했다. 이런 콘셉트의 특성상, 본인의 모습이 제일 잘 드러나기 마련이다. 2박 3일 내내 형들을 챙기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허허허!' 통쾌하게 웃어넘기는 그를 볼 때마다 '뉘 집 자식인지 참 잘 컸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성만 좋은 줄 알았는데 노력하는 배우 이상이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꼈던 이상이에게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된 것은 그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알고 나서다. 이상이가 '전설의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 과 대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신입생 시절, 또래에 비해 조금은 성숙한 외모와 지나친 진중함을 지녔던 그에 대해 동기들은 방송을 통해 여러 증언을 들려준다.
그중 한 에피소드에서 이상이 배우에게 경외감까지 들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유튜브 뜬뜬 채널의 '세배는 핑계고' 편에 함께 출연한 김성철 배우는 이상이가 두 번째 발가락만 움직일 수 있다며 이상이의 개인기를 소개했다.
이상이가 이런 장기를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대학 시절 '신체의 이해'라는 수업에서 교수님은 '엄지발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 남은 네 발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이라면 '당연하지'라며 수긍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이는 달랐다. '아니! 나는 한 발가락씩 움직이고 싶은데?'라고 생각했고, 연습한 결과 정말로 두 번째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상이가 방송에서 양말까지 벗어젖히며 그 불가능한 장기를 선보였을 때 출연진 모두 박장대소했지만 나는 엉뚱하게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아니!'라고 말한 그의 도전 정신이 그 이유 중 하나였고, 그가 두 번째 발가락을 움직이겠다며 거기에 기울인 시간과 열정이 두 번째 이유였다.
이상이는 굉장히 다재다능한 배우다.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했으니 노래 실력은 수준급이고 <놀면 뭐하니?>(MBC)에서 MSG워너비로 활동하면서 대중적으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춤 실력 또한 상당하다. 고등학교 시절인 2008년, 가수 비의 '레이니즘'을 완벽하게 커버해서 UCC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을 정도다. 기타 연주 또한 초보 이상의 수준으로 한예종 동기인 김성철도 배역상 기타를 배워야 했을 때 이상이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몸 또한 그가 살아온 세월의 증거다. 평소에도 운동을 즐긴다고 알려진 그는 <사냥개들>과 <굿보이>에서 감탄이 나올 만한 멋진 액션을 선보였고, 일부러 드러내진 않지만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한다. 오랜 시간이 쌓여야만 가능한 근육이다.
이쯤 되니 그의 시간이 궁금해진다. 이상이의 하루는 26시간이라도 되는 걸까. 하나만 파고들어도 선수급으로 잘하기 쉽지 않은데, 다양한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그는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을까. 하다못해 '두 번째 발가락만 움직이기'라는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할 정도로 뜨거운 그의 열정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경외감이 드는 것이다. 뻘짓에 빠져도 좋으니 우리 아이들이 이상이처럼만 자라주면 걱정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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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관람 이상이 배우가 주연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
| ⓒ 이지아 |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 것이 아깝지 않았다. 이상이는 진지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셰익스피어로 분해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종횡무진 무대를 누볐다. 나이 50이 가까운 아줌마가 '제가 좋아하는 배우'라고 말하기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나의 스타였다.
소아정신의학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는 '결국 좋은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이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되는구나! 처음에는 예능을 통해서 드러난 이상이의 훌륭한 인성에 빠졌지만 배우로서의 이상이도 충분히 멋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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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박보검을 필두로 하는 <보검매직컬>에 함께 출연하는 이상이 배우. |
| ⓒ 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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