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씨, 사과 안 해도 됩니다... 저는 감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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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해철은 생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임재범의 보컬을 가리켜 "가창의 모든 부문을 갖춘 천하무적"이란 뉘앙스로 평한 바 있다. 신해철의 코멘트처럼 임재범은 이승철, 신승훈 등과 더불어 1980-1990년대 가요계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손꼽혀 왔으며, 진심이 가닿은 숱한 명곡들을 대중들의 가슴에 아로새겼다.
신곡 'Life is a Drama'를 발매하고,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4 - 무명가수전> 심사 위원을 맡는 등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기에 2026년 1월 4일 JTBC 뉴스룸에서 밝힌 임재범의 은퇴 선언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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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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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범 신곡 ‘라이프 이즈 어 드라마(Life is a Drama)’ |
| ⓒ 블루씨드엔터테인먼트 |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이끈 시나위의 1986년 작 'Heavy Metal Sinawe '로 데뷔한 그는 외인부대와 아시아나 같은 헤비메탈 밴드를 거쳐 '이 밤이 지나면'이 실린 1991년 작 'On the Turning Away '로 보다 넓은 영역의 대중가수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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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주년 콘서트 < 나는 임재범이다 > |
| ⓒ 염동교 |
그의 마지막이라서일까. 콘서트 타이틀 '나는 임재범이다'가 묵직하게 와닿았다. 그가 지금껏 걸어온 음악의 길과 팬과의 만남, 삶의 밑바닥에서 자신을 구원해 준 노래의 힘 등 여러 대주제가 함축된 명제라서다. 차분한 말로 공연 제목의 배경과 그간의 감사함을 전한 임재범에게서 이 투어를 향한 결의를 읽었다.
무대 위에서 임재범은 "결코 만만치 않은 셋리스트 선곡이었다"고 밝혔다. 40년 동안 누적된 히트곡 중 엄선도 어려웠을 거다. 동시에 그는 "현재 목 상태와 음역이 이 노래들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고민을 했다"고 고백했다. 성대도 일종의 소모품이니까. 2시간 10~15분에 이르는 러닝타임에는 그의 대표곡 대부분이 포함돼 있었다. 사극 드라마 < 추노 >에 삽입된 '낙인'은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예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했고, 높은 연단으로 올라가 부른 '비상'은 역경 속 한 줄기 희망을 드리웠으며, 2부 초반부에 흐른 '너를 위해'에선 영화 < 동감 >(2000)의 아름다운 장면이 그려졌다.
생경했던 곡들도 저마다의 가치를 발휘했다. 2022년 정규 7집 <세븐 Seven>에 수록된 '여행자'에선 괜스레 신대철이 쓴 '멀어져간 사람아'가 떠올랐다. 이날 하이라이트라고 할 법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날개 못 펴고 접어진 내 인생이 서럽고 서러워 자꾸 화가 나는 나"란 노랫말과 절절한 가창이 어우러진 '이 밤이 지나면'과 더불어 솔로 1집에 실린 세련된 팝 록 넘버 '이제 우리'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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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주년 콘서트 < 나는 임재범이다 > |
| ⓒ 염동교 |
김이나가 작사에 참여한 신작 'Life is a Drama'를 부르는 그를 관객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응원했다. 무대의 카메라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 관객을 화면에 담았다. 무대 위 우뚝 선 임재범처럼 청중 한 명 한 명의 인생도 한편의 극이 아닐까. 하늘 위 별이 지상으로 내려와 군중 속 어느 한 명에게 스며드는 상상을 해봤다.
그는 사실 뼛속까지 로커다. 오죽하면 '고해'가 실린 정규 3집 이름이 <리턴 투 더 록 Return to the Rock>(1998)이다. 40주년 기념 공연이자 사실상 마지막 투어의 종반부에서 로커의 꿈을 품고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로 돌아가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불렀다. 끝맺음 샤우트에서 록과 팝 사이를 경유하며 품었을 일종의 한(恨)과 음악적 뿌리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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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주년 콘서트 < 나는 임재범이다 > |
| ⓒ 염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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