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깥에서 만난 아이들의 '평범한 수업'은 달랐다
[김정아 기자]
|
|
| ▲ 정선희 작가가 강연 후 독자에게 책에 사인을 해주며 미소로 인사를 전하고 있다. |
| ⓒ 김정아 |
정 작가는 미국에서 20대를 보냈고, 30대 후반까지 영어 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준비하고 싶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 무렵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다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캄보디아에서의 일주일간 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이후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
|
| ▲ 『유별난 영어쌤의 평범한 수업』의 책 표지에는 작가가 해외 봉사활동 현장에서 수업을 마친 뒤 촬영한 사진이 담겼다. |
| ⓒ 김정아 |
그리고 이어진 몽골에서는 네일아트와 비즈 수업을 진행했다. 바다가 없는 몽골 아이들을 위해 바다 배경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액자로 만들어 선물로 건넸다. 작은 이벤트였지만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필리핀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오랜 소외와 차별을 겪어온 원주민 공동체인 아이따(Aeta) 부족 아이들과 만났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정선희 작가는 큐브 수업과 버블쇼를 이어갔고, 마지막 날에는 아이들과 함께 장터를 열어 마을 주민들까지 어우러지는 작은 축제의 시간을 만들었다.
정선희 작가에게 봉사활동은 수업으로 끝나지 않았다. 캄보디아에는 자전거 여섯 대를 기부했고, 필리핀에서는 "봉사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과 함께 농구장을 만들면서 덥고 습한 날씨로 매우 힘들었"지만 "사흘 동안 풀을 뽑고 바닥에 라인을 그렸다"고 말했다. 놀이 공간이 없어 120만 원을 들여 마련한 농구장은 때로 농구장이자 축구장이 됐다고.
캄보디아의 시각장애 어르신에게 이어졌던 쌀 기부는 어르신의 별세로 마무리됐고, 몽골에서는 신혼부부와 거처가 없는 가정을 위해 게르를 지어주었다. 낡은 집을 새 집으로 짓는 건축 기부는 현재까지 여섯 채에 이르렀고, 우물과 펌프 설치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의 한 마을에서는 하나의 우물로 300여 명이 물을 사용하고 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마을에 펌프 설치를 위한 기부를 요청했을 때, 하룻밤 사이 163만 원이 모였다는 일화는 공동체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현재까지 마을 사람들은 이전보다 조금 나아진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
|
| ▲ 작가의 작업 과정과 뒷이야기를 담은 비하인드 사진이 충남 당진시 당진시립중앙도서관 2층 해오름갤러리에 1월 31일까지 전시된다. |
| ⓒ 정선희 |
정 작가의 글은 거창한 이야기보다 일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된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함께 웃고, 같은 시간을 건너는 순간들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문장의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해외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으며, 늘 삶의 현장에 자신을 두어 왔다.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단 하나뿐인 책을 펴냈고, 오늘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돈 많이 낼 수록 권한 커져...트럼프 '유엔 해체' 작업 시작됐나
- 농협재단은 왜 '수의계약 천국'이 됐을까
- 윤석열 정직 2개월 처분 이후 서울행정법원의 경악스러운 판결
- 친명·친청·친문 아우른 '한병도 리더십', 검찰개혁안 조율 첫 시험대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자유를 지켜라
- [뉴스채굴꾼] 오세훈 "도쿄는 넘사벽"... 서울시장이 이래도 되나
- 이혜훈이 건드린 세 가지 역린
- "대전충남 통합하면 자원 배분 어려워" - "중앙 권한 지방 분산돼야"
- [오마이포토2026] '1억 원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경찰 출석 "원칙 지키며 살아왔다"
- 할당량 못 채우면 '체력훈련'... 신천지 '국힘 당원가입' 명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