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청소년들이 국경을 넘어 연대하는 방식

안현진 2026. 1. 19. 09: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현유스센터 청소년 인도네시아 공정무역 생산지 홍수 피해 아동 지원

[안현진 기자]

서현유스센터는 2020년 국내 청소년기관 최초로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공정무역실천기관 인증을 받은 이후, 6년째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공정무역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현유스센터 소속 공정무역기획단 '에브리바리스타'(이하 공정무역기획단) 청소년들이 국제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며 의미 있는 나눔에 나섰다.

공정무역기획단은 과거 청소년 재능기부를 통해 운영한 카페 수익금을 유니세프에 기부한 경험을 계기로, 공정무역의 가치를 알리는 청소년 홍보단으로 활동 방향을 설정했다. 이후 커피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현재의 공정무역기획단 활동으로 발전해 왔다. 그동안 공정무역기획단의 기부는 지역 청소년 및 사회적 배려 대상 지원을 비롯해 월드비전,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등으로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실천돼 왔다. 지난 6일 서현유스센터 공정무역기획단 담당자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정무역체험활동 운영 모습
ⓒ 서현유스센터
올해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운영한 기부카페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 350만 원과, 서현유스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장애청소년들이 플리마켓을 통해 조성한 수익금 50만 원을 더해 총 400만 원을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에 기부했다. 공정무역기획단은 이 기부금이 해외 공정무역 생산지의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라는 뜻도 함께 전달했다.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는 기부금 사용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 소식을 접하고, 수마트라섬 아체주 가요(Gayo)고원에서 커피를 생각하는 코코와가요 생산자 협동조합의 아동을 지원하는 것이 이번 기부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코코와가요 생산자 협동조합은 여성 주도의 공정무역 커피 생산자 협동조합으로, 아름다운커피를 통해 한국에 공정무역커피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서현유스센터와의 논의를 거쳐, 이번 기부금은 수마트라 일부 지역 홍수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정무역 커피 생산지 아동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치료 지원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홍수로 인해 코코와가요 생산자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주택과 학교, 농경지, 지역 기반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다수의 가정이 대피 생활을 겪으면서 커피 농사를 포함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특히 초등학생 아동들은 홍수 피해와 이재민 발생, 급격한 생활 환경 변화로 인해 불안과 공포, 수면 장애, 정서적 위축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부금은 심리학자와 의사, 지역 학교 및 지역사회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아동 중심의 심리치료 및 사회성 회복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약 40~60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4~6주간 진행되며, 집단 기반 심리적 응급처치와 트라우마 중심 상담을 비롯해 그림 그리기, 이야기 나누기, 놀이 치료, 단체 게임 등 아동 친화적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복 과정 중에는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 건강 검진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코코와가요 생산자 협동조합 대표 Rizkani 씨는 "이번 지원은 단순한 재정적 도움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진 희망의 메시지"라며 "한국의 젊은 세대가 회복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공동체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무역은 경제적 교환을 넘어 자연을 보호하고, 미래 재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연대의 실천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무역 캠페인을 하는 공정무역기획단
ⓒ 서현유스센터
이번 기부는 서현유스센터 공정무역기획단 청소년들의 주도적인 실천이 국제적 연대로까지 확장된 사례로, 청소년 참여가 만들어내는 공정무역 실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정무역기획단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카페와 플리마켓 운영을 통해 단순한 판매 경험을 넘어, 공정무역이 지닌 사회적 의미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정무역기획단 단원 김민영 학생은 "처음에는 단순히 카페 운영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참여했지만, 활동을 하며 공정무역을 알게 되고 배울수록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음료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뿌듯하고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기부카페 운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공정무역 캠페인과 기획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지역사회 내 공정무역 인식 확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서현유스센터는 청소년 주도의 사회참여와 공익 활동을 강조해 온 기관으로, 공정무역을 청소년 교육과 실천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선도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 사용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기획단 활동 지원 등을 통해 공정무역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생활 속 실천'으로 정착시키는 데 힘써 왔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구조를 통해 공정무역의 의미를 배우고 지역사회와 국제사회를 잇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공정무역기획단 단원 김예진 학생은 "단원들과 1년 동안 열심히 활동한 결과가 실제 기부로 이어지고, 기부금이 전달되는 과정을 직접 보니 더욱 뿌듯했다. 앞으로는 주변 친구들도 공정무역기획단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함께 공정무역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는 공정무역의 가치가 단순한 경제적 교환을 넘어 사람과 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한 작은 선택이 국경을 넘어 또 다른 공동체의 일상 회복을 돕는 연대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의 미래가 청소년 세대의 참여와 실천 속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라이프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