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안 죽었다" 한예종 감독 30명이 만든 스낵 영화의 선언
오영화라는 이름의 한 젊은 영화감독의 장례식장에 고인이 남긴 유언 영상이 켜진다. “나 죽으면 몽파르나스 공동묘지에 묻어줘”로 시작된 유언이 끝없이 이어지자 슬퍼하던 친구들도 슬슬 지루해한다. 결국 “영화는 말이 너무 많아. 근데 재미가 없어. 이러니까 아무도 영화를 보러 안 오지”라는 일갈이 나오고, 갑자기 관뚜껑이 들썩인다. 깜짝 놀란 한 친구가 “영화, 관?”이라고 중얼거리자 관 뚜껑이 열리고, 죽은 줄 알았던 오영화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주변을 살핀다.
![영화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 되는 30가지 이유' 1막 Warm up 예열' 속 한 에피소드 '어느 날 영화가 죽었습니다'의 한 장면. 주인공 오영화가 뚜껑 열린 관에서 영화 필름을 손에 쥔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사진 CJ ENM]](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8/joongang/20260118170145797hxup.jpg)
지난 14일 전국 CGV 20개 관에서 개봉한 옴니버스 무비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 되는 30가지 이유’ 1막의 한 장면이다. ‘당신이…’는 3분 남짓한 짧은 이야기를 10편씩 묶어 총 3개 막으로 구성됐다. 14일 1막 ‘Warm Up 예열’을 시작으로, ‘2막 Deep Field 심연’ ‘3막 Impact Zone 폭발’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 다음, 전체 합본 영상은 2월 4일부터 5일간 상영될 예정이다. 각 막의 러닝타임은 40분으로, 관람료는 3000원씩이다.
이 영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 30주년, CJ ENM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한예종 영상원을 거쳐 간 감독 등 30명이 각 1편씩 만들어 엮었다. 침체한 영화계에서 분투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고민을 마치 ‘영화판 숏’처럼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다채롭게 연출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연애 빠진 로맨스’ 정가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우리들’ 윤가은, ‘선재 업고 튀어’ 김태엽 감독 등 젊은 감독들이 대거 참여했다. B급 코미디부터 다소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오락 영화와는 사뭇 다른 난해한 요소가 있어도 모든 이야기가 짧게 지나가다 보니 지루할 새는 없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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