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9만 원으로 창간... "청소년 독립언론으로 거듭났죠"

차종관 2026. 1. 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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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의 불온문서 낙인' 등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은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후원자와 시민들을 만났다.

토끼풀은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취재진을 만난 한 시민은 "토끼풀의 활동을 격려해주러 오길 잘했다" 며 "단순한 후원의 밤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드러낸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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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 후원의 밤 행사 열려, 박주민 의원 등 참석

[차종관 기자]

'교장 선생님의 불온문서 낙인' 등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은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후원자와 시민들을 만났다.

토끼풀은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연신중학교 밴드부 이지호 군의 찬조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후원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단돈 9만 원으로 시작한 '졸속' 창간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문성호 편집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공익저널 차종관
토끼풀의 탄생은 말 그대로 '졸속'이었다. 사회를 맡은 이서찬 지면팀장은 "2024년 4월, 자율 동아리 신청 기간이 단 이틀 남았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문성호에게 제안해 하루 만에 '토끼풀신문'이 탄생했다"고 회상했다. 중학교 동아리 지원금 연 9만 원으로 시작한 이 작은 모임은 학교 측의 지속적인 소멸 시도와 탄압을 겪다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으로 성장했다.

환영 인사에 나선 문성호 편집장은 "우리를 불온문서라고 낙인찍고 밟으려 했던 교장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자존심 때문에라도 신문 제작을 계속했다"며 "학교에서 쫓겨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언론의 색채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끼풀은 현재 은평구 관내 학교를 거점으로 31명의 기자가 활동 중이며, 매달 2000부의 신문을 발행하는 월간지로 자리 잡았다. 조준수 취재부장은 "주제 선정부터 편집까지 어른의 간섭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며 "최근 기후동행카드 청소년 할인 혜택 추가를 이끌어낸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속 극우는 힙하다"…혐오가 재미가 된 교실의 풍경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순서대로 ▲행사장에 놓여 있는 토끼풀의 지면과 행사 팜플릿 ▲박수를 치며 행사 개회를 축하하는 시민들 ▲'청소년 극우화 특별대담'을 하고 있는 서부건 선임기자, 문성호 편집장, 세대 커뮤니케이터 정민철 씨 ▲찬조공연을 하고 있는 연신중학교 밴드부 이지호 군.
ⓒ 공익저널 차종관
이날 행사의 백미는 세대 커뮤니케이터 정민철씨와 문성호 편집장, 서부건 선임기자가 참여한 '청소년 극우화 특별대담'이었다. 패널들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번지는 청소년 극우 문화의 실태를 날카롭게 진단했다. 정민철씨는 "현재 10대들 사이에서 극우 문화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훨씬 '힙(Hip)'하고 멋있게 소비되고 있다"며 "혐오를 재미와 유머로 소비하는 문화적 잠식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서부건 선임기자는 "친구들이 주류 언론을 '좌파 미디어'로 몰아세우며 극우 매체에 세뇌당하고 있다"며 "가짜 뉴스에 대처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호 편집장 역시 "과도한 통제는 오히려 친구들을 더 깊이 숨게 만든다"며 "적절한 무관심 속에서 양질의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제가 되었던 '윤어게인'과의 만남에 대해 문성호 편집장은 "과도한 통제가 팩트 체크를 가로막아 극우화의 희생양을 만든 사례"라고 언급하며 열린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순서대로 ▲토끼풀이 현황 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탄압 가해자인 교장 선생님을 희화화한 그림에 대고 문성호 편집장이 공로상을 주는 모습 ▲청소년의 자치적인 활동을 수호한 토끼풀 자율동아리 지도교사가 감사장을 받는 모습 ▲'청소년 정치기본권'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공익저널 차종관
향후 계획 보고에서 문성호 편집장은 토끼풀의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협동조합 전환 구상을 전했다. 그는 "현재 토끼풀은 편집장 1인에 의존하는 '독재 정권'과 같은 상태"라며 "1인 1표제의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공익적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만으로는 운영이 어렵기에 어른들이 참여하되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성호 편집장은 토끼풀의 지난 1년 반 시행착오를 담은 '활동 백서' 제작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기록되지 않으면 역사는 사라진다"며 "학교에서 나오고 단체를 등록하며 겪은 노하우를 기록해 독립언론을 꿈꾸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주민 의원 "청소년 참정권은 당연한 권리"

은평 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청소년 정치기본권'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공동체와 규칙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정치는 그 규칙을 만들고 바꾸는 생존의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박주민 의원은 3·1 운동, 4·19 혁명, 광주학생항일운동 등 대한민국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청소년들이 주역이었음을 상기시키며 "학생의 날은 공부를 잘해서 만든 날이 아니라 데모해서 만든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의 목표가 민주시민 양성이라면 정치적 권리 행사 경험은 필수적"이라며 "청소년은 미성숙하기에 참정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벽을 쌓고 살다 20살에 갑자기 판단하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취재진을 만난 한 시민은 "토끼풀의 활동을 격려해주러 오길 잘했다" 며 "단순한 후원의 밤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드러낸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청소년 당사자 독립언론 <토끼풀>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불온문서 토끼풀의 불온집회'라는 제목의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행사 참가자들이 토끼풀의 시그니처 포즈인 '따봉'을 한 채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공익저널 차종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공익저널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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