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 따뜻, 킥보드도 줄었는데... 따릉이 이용량 15% 감소, 왜?

백진우 2026. 1. 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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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남·25)씨는 더 이상 자전거를 타고 헬스장에 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를 이용했다.

13일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공개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5년 일평균 따릉이 대여건수는 10만 2392회로 전년 대비 약 15% 적었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통계적으로 교통량 감소는 불분명한 가운데 따릉이 이용량 감소만 뚜렷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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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후동행카드 출시, 서비스 품질 저하 영향"... '기동카' 사용자 "자전거 필요 없어"

[백진우 기자]

 2025년 1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1번 출구 인근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 정류소 건너편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백진우
[기사 수정: 2026년 1월 19일 오후 1시 20분]

이호준(남·25)씨는 더 이상 자전거를 타고 헬스장에 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를 이용했다. 하지만 지난 2025년 1월부터 서울 대중교통 무제한 탑승권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니 약 1km 거리 이동에 지하철을 타도 추가 비용이 없었다. 그가 따릉이 대신 지하철을 택한 이유다.

출퇴근 용도로 따릉이를 애용하던 김민솔(여·29)씨도 마찬가지다. 2023년 11월 따릉이 1년 정기권을 구매했지만 이듬해 3월 기후동행카드를 쓰기 시작하고 줄곧 버스만 탔다. 그는 따릉이 정기권을 갱신하지 않았다.

지난해 따릉이 이용량이 크게 감소했다. 날씨나 경쟁 서비스 등 한 가지 원인을 꼽기 어려운 가운데 2024년 출시된 기후동행카드 영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릉이 대여소 '한산' 버스 정류장 '북적'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 월별 대여건수
ⓒ 백진우
13일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공개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5년 일평균 따릉이 대여건수는 10만 2392회로 전년 대비 약 15% 적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에는 약 20%, 이듬해에는 약 10% 증가했지만 2024년에 약 3% 줄어 감소세가 시작됐다.

월별 이용건수도 모두 하락했다. 10% 이상 감소한 달도 8개월에 달했다. 따릉이 이용 감소가 계절과 무관하게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시내버스 파업 둘째 날인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1번 출구 인근 따릉이 대여소는 한산했다. 파업을 빗겨간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으로 가득한 건너편 버스 정류장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시민기자는 이곳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3번 출구 인근 따릉이 정류소를 1시간씩 관찰했다. 도심 한복판 지하철역 인근임에도 따릉이를 빌리거나 반납한 시민은 총 9명에 불과했다.

2025년 비 적고 '킥보드' 줄어… 품질은 쟁점

"날씨 때문 아닐까요?"

이날 오후 1시 41분경 신촌역 인근에서 따릉이를 대여한 A씨는 따릉이 이용 급감에 대해 이같이 추측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수도권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연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해는 자전거 타기 특별히 나쁜 해가 아니었다. 수도권 강수일수는 112.8일로 평년에 비해 10.7일 적었으며, 평균기온도 13.2도로 평년보다 1.1도 따뜻했다.

일각에서는 따릉이 수요가 경쟁 서비스로 분산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 서비스로 분류되는 전동 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PM) 공유 서비스는 오히려 위축된 상황이다. 안부현 한국퍼스널모빌리티협회 협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2021년 5월 (PM 이용 시) 면허와 안전모가 의무화된 후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이후로도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속이 심해지고 여론이 악화되며 최고 매출 대비 한 절반 이상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따릉이 대여소 확충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이용량이 감소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여소 수는 2025년 12월 기준 2799개로 전년 대비 33개 늘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 시기에 따릉이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가 별로 없었다"며 "따릉이 정류장이 부족한 주거 지역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공급 정책이 정체된 것이 일정 정도 이용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 악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날 중구에서 따릉이를 빌린 오정수(남·48)씨는 "5년째 따릉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특별히 최근 이용이 불편해지진 않았다"고 했다. 같은 장소에서 오후 3시경 따릉이를 반납한 B씨는 "고장 난 자전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다"고 했다. 2025년 따릉이 고장 신고는 11만 2879회로 2024년 16만 1846회보다 오히려 줄었다.

자전거보다 버스·지하철이 편하다
 이동수단별 전년 대비 이용량 증감율
ⓒ 백진우
기후동행카드 때문에 이용량이 감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민솔씨는 자신이 따릉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전거는 내 힘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는 타기만 하면 된다"며 "회사가 걸어가긴 애매하고 버스타긴 (요금이) 아까운 거리라 따릉이를 탔었는데 기후동행카드를 만든 후 버스가 무료니 따릉이를 탈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씨도 "어차피 (통학을 위해) 매일 기후동행카드를 써야 한다면 보조 용도로 가까운 헬스장에 갈 때도 따릉이 대신 지하철을 타는 게 이득이다"고 했다.

기후동행카드 구매 후 따릉이 지속 사용 여부는 이동 경로가 갈랐다. 이날 시민기자가 만난 9명의 따릉이 이용자 중 기후동행카드가 있는 사람은 A씨와 B씨 2명이었다. A씨는 대중교통을 타면 돌아가야 해 따릉이를 탔다. B씨는 가는 길에 사거리가 적어 배차간격이 있는 버스보다 따릉이를 선호했다. 반면 이씨는 헬스장 가는 길에 신호등이 많아 따릉이를 이용하지 않았다.

전문가도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따릉이 사용 감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상철 위원장은 "무상 교통 지역에서는 자전거 이용률이 낮아진다"며 "위험한 거리에서 자신이 페달을 돌리며 자전거로 주행하는 것보다 공짜인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이용자가 한정적이기에 "기후동행카드와 (따릉이) 공급 전략 부재 두 현상이 따릉이 이용 감소로 이어졌다고 해석한다"고 짚었다.

기동카 대체 효과, 승용차 '글쎄' 따릉이 '분명'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승용차 사용을 줄여 기후위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통계적으로 교통량 감소는 불분명한 가운데 따릉이 이용량 감소만 뚜렷한 모양새다.

지난 12월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 2년을 맞아 보도자료를 통해 기후동행카드로 사용자들의 주당 승용차 이용이 0.68회 줄었다는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가 도입된 2024년 주중 일평균 교통량은 995만 3000대로 전년 대비 0.5% 감소에 그쳤다.

김 위원장은 "기후동행카드는 이름과 다르게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가용을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진 않는다"며 "지금 기후동행카드의 제도 설계가 주 40회 이상 이용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싼 돈 주고 자가용을 샀는데 기후동행카드 효과를 보기 위해 자가용을 주차장에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탄다는 가정인데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일반권 가격이 6만 2000원이기에 대중교통 기본요금 1550원 기준 월 40회 넘게 대중교통을 타야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합리적이다.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퇴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자전거는 탄소 중립과 환경 보전과 연관된다"며 "따릉이 덕분에 자전거 이용자가 크게 늘었는데 따릉이 이용이 줄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기후동행카드뿐 아니라 "도로 등 자전거 기반 시설이 엉망이라 (이용이) 줄었다"고 첨언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자전거 이용자가 대중교통 이용자로 전환됐다고 이것 자체가 추가로 탄소 배출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버스 10번 다니는 것에 승객이 늘어난 정도의 효과다"고 선을 그었다.
 2025년 1월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3번 출구 인근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 정류소에 거치된 자전거 뒤로 보행신호가 빨간불이 들어왔다.
ⓒ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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